개뿔 – 문계성 수필가
인간이 절대적 정의를 가질 수 있을까?
어리석은 대중들은, 자기들이 가지지 못한 절대적 정의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정의를 가진 사람”을 골라 환호와 물심양면으로 지지를 보낸다. 정치적 영웅은 이렇게 탄생하는 것일 것이다.
이런 대중들은, 그들이 열열한 지지를 보내는 영웅이 사실은, 그들 자신보다 훨씬 더 세속적 욕망의 덩어리이며, 자신보다 훨씬 더 이기적이며, 훨씬 더 큰 지배욕에 허덕이며, 그들보다 더 위선에 찬 인간임을 잘 알지 못한다. 인간은 원래 그런 것이고, 그래서 윤리와 법을 만든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소위 민주화 세력이라 불리는 집단에 장악되어 있다. 이 민주화 세력은 개발독재의 세월에 정치적 독재와 투쟁하였다는 감투를 달고 정치판을 장악했다. 그들은 개발독재 시절에 부르짖던 “민주”와 “평등”을 입에 달고 산다.
대중들은, 그들을 ‘독재와 투쟁하며 자기의 개인적인 삶을 희생한 사람들’로 이해하고, 그들이 정치적 민주와 사회적 평등을 가져다줄 것이라 상상하며, 그들에게 권력을 쥐어준다.
그러나 권력을 쥔 그들이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민주화 보상금이나 국회의원 뺏지나 공기관 임원 자리이다.
그들은 “이제 우리가 그토록 열망하는 민주화가 성취되었으니, 나는 내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 생업에 열중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들이 진정 추구한 것은 정치적 권력이었는가?
정치적 권력을 쥔 사람들의 정신적 세계는 어떤 것일까?
그들은 그들 자신을 “절대적 정의”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절대적 정의란 무엇인가?
자신 이외에는 전부가 악이며, 위선이며, 쓸어 버려야할 쓰레기들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악은 이 같은 착각에서 비롯된다. 제3 제국을 꿈꾼 나치즘, 공산주의 투쟁, 피비린내 나는 이런 투쟁(?)을 이끈 그들에게 물어보라, 세상에 그들보다 더 정의롭고 순수한 혁명가는 없을 것이다.
수백만 명을 가스실에서 살해하고, 수천만 명을 고상한 혁명의 이름으로 학살한 그들에게 물어보라
자기가 가장 정의로우며 순수하다는 착각에 빠져있거나, 그런 자기 위선(自己僞善)을 자각하지 못한 행동가들을, 역사는 “독재자”라 부른다.
욕망에 약한 인간의 실수는 반복되며, 그래서 역사는 유구히 반복한다.
현 정권에게 국민들은 얼마든지 입법이 가능한 180석이라는 국회의석을 주었다. 그러자 이들은 그 힘으로 그들 자신을 보호할 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마 항구적 권력의 향유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정치인들과 고위 공직자들은 마음대로 불러서 조사할 수 있는 공수처를 만들었고, 이제는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는 언론중재법을 만들려고 작정을 했다.
우리나라는 삼권분립에 의하여 통치되는 체제로 만들어져 있다. 비리와 불법은 경찰과 검찰이 조사하여 법원에 기소하도록 법제화되어 있다. 그 위에 공수처를 만드는 것은 옥상옥이다. 검찰의 정의를 믿지 못한다면 공수처의 정의는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공수처는 달나라 사람들이 하강하여 운영되는가?
아마 권력에 덤비는 놈은 가만두지 않겠다는 법일 것이다.
언론의 자유를 입버릇처럼 내까리던 이 정권의 사람들이, 언론중재법은 새삼스럽게 왜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권력에 험담하는 입을 틀어 막겠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일까? 가짜 뉴스나 퍼트리는 언론에 벌을 주겠다는 의도라면 지금의 법으로도 충분하다.
명예훼손, 모욕, 허위사실유포의 처벌은 형법에 명시되어있다.
그런데도 구태여 세계가 비난하는 이런 악법을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교만해지면 자기의 교만함을 보지 못한다. 교만한 사람은 자기를 교만한 사람이라고 자각하지 못한다. 권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법은 그 나름의 윤리적 근거를 갖추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법제화가 쉽지 않다.
사람들의 동의가 없는 법은 만들어 보아야 무용지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재자란 그런 것을 염려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자들이다. 독재자는 법의 집행에 따르는 힘의 강제를 믿는 자이기 때문이다. 이 법이 만들어지면 권력을 비난하는 일은 어려워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독재자는 이런 것을 가장 좋아한다.
이제, 이른바 민주화 세력은 이런 법을 마음대로 만드는 정치 기득권 세력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들은 많은 부(富)도 누리는 사회적 기득권충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그들이 권력의 밖에 있을 때 당시의 권력을 향하여, 탐욕 때문에 인권을 짓밟는 무도한 독재의 무리라고 저주했다. 그러나 지금의 그들의 모습은 어떤가? 과연 다른가?
옥상옥을 만들고,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하고, 날마다 정치적 선동으로 날을 새고 있지 않은가?
개에게는 뿔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없는 놈이 있는 것처럼 떠들어 될 때 “개뿔!”라고 내뱉는다.
민주와 평등이 없는 자들이, 민주와 평등을 요란하게 떠들어 될 때 우리는 중얼거릴 것이다.
“개뿔! 민주는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