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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22) – 돌아오는 가을에 다시 만나요, ‘오도리 이팝나무’

평소 오도리 이팝나무에 꼭 가고 싶었는데 합천읍에서 거리가 멀다 보니 선뜻 가기 힘들었다. 합천에서 오도리를 가자면 대병면을 지나 황매산 초입에서 삼가면 쪽으로 길을 꺾어 산길을 내려 가야하는, 길다면 긴 거리다.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이고 보니 이팝나무는 가을에 어떤 옷으로 자태를 뽐내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동안 이팝나무의 단풍에 대해 말해주는 이가 없었다. 단풍으로 워낙 유명한 나무가 있으니 따질 일은 아니지만 이팝나무도 겨울이면 앙상한 가지만으로 겨울을 나는 나무이니 궁금한 것이다. 이팝나무의 단풍은 합천읍 가로수로 대신 해야 될 것 같다. 그렇게 기대하고 찾았는데 아쉽게도 벌써 바람이 나뭇잎을 다 떨어뜨리고 큰 이팝나무에는 나무 끝에 눈으로도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나뭇잎을 남겨두고 있었다. 끝에 달린 나뭇잎은 붉은 빛보다는 노랗기도 한 것이 불타는 주황이라고 하면 될까?
최고의 단풍이라 할 수 있는 은행나무가 물들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벚꽃나무도 나뭇잎들을 바람에 훑어 보내버리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도 물든 나뭇잎을 품고 있는 나무들이 많았었는데, 좀 더 일찍 왔어야 되는데 너무 안타깝다. 다시 돌아올 내년 가을을 기약 할 수밖에 없다.
오도리 이팝나무를 처음 만났을 때는 늦은 봄이었다. 사람도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이 나무를 처음 본 순간이 가장 아름다웠을 때라 더 특별하고 의미 있게 느껴졌나 보다. 뿌리에 붙은 줄기는 또 얼마나 역동적이던지, 그땐 몰랐었는데 지나고 보니 내가 처음 본 이팝나무가 합천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였던 것. 하얀 꽃송이가 온 나무를 덮어 눈송이처럼 보였다. 봄에 하얀 눈이 저 나무에만 있네 하며 감탄 했을 때의 기억이 새롭게 쏟는다. 그리고 합천의 가로수들이 이팝나무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면 꽃송이가 사발에 소복이 얹힌 흰 쌀밥처럼 보여 이팝나무라고 했으며, 이밥이 이팝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팝나무의 명칭 유래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전해지는데 입하(入夏)에 피기 때문에 입하목(入夏木)이라 불리다가 입하가 연음이 되어 ‘이파’, ‘이팝’으로 되었다는 설이다. 이팝나무는 한 해의 풍연을 점치는 나무로 알려졌는데 흰 꽃이 많이 피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한다. 보릿고개가 있었던 시절 딱 그 시기에 피는 꽃이니 이런 현상이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삼가로 가기위해 길을 나서는데 ‘이팝꽃 피는 마을’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마을 영농조합으로 마을 콩이나 쌀 등으로 2차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공급함으로 마을 소득에 기여 마을이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다. 사람의 손은 조금, 기계손이 척척 따뜻하고 고소한 두부가 만들어 지는 곳이다. 두부에는 선명한 ‘오돌’이란 글이 딱 박혀있다. 오돌이란 콩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도리라는 마을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지역 농산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메밀묵도 있고 청국장도 있다. 전통 방식으로 빗은 고향의 맛 구수한 청국장 한 뚝배기 생각날 때 오도마을이 생각날 것 같다. 이팝나무의 단풍을 못 봐 아쉬웠지만 내 손에는 청국장과 두부의 수확이 있었다. 오늘 저녁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풍길 식탁을 생각하니 아쉬움은 금세 즐거움으로 바뀐다.
/전병주 시민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