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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눈썹 문신 공짜? – 문경자 수필가

화장을 할 때 마다 나름대로 눈썹을 잘 그린다고 생각했다. 화장을 하고 펜슬로 눈썹을 그렸다. 어느 날은 한번에 잘 그려지는가 하면, 어떤 날은 두 세 번 그려도 눈사람 눈썹처럼 보였다. 거듭 그려보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시간낭비 하는 날도 있었다. 눈썹 문신을 해야 하나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새까맣던 눈썹도 머리카락처럼 빠지는지 빈자리가 생겼다. 눈썹 숱이 듬성듬성 하면 좀 어딘가 모자라는 듯이 보였다. 눈두덩이 쳐지면 눈썹도 기어 내려온다. 어쩌다 남의 눈썹을 쳐다보면 거머리가 붙어 있는 것 같아 나도 몰래 웃음이 나올 때도 있었다. 동네 까치미용실은 반 영구적인 눈썹 문신을 반값에 해준다고 현수막까지 걸어 두었다. 그때만 해도 별 관심이 없었다. 요즘여성들의 예쁜 눈썹 문신을 보며 내마음도 그쪽으로 약간 기우는 듯하다. 내가 그린 눈썹은 예쁘지 않으니까!
언젠가 수지에 살고 있는 동생이 눈썹 문신을 처음하고 만난 적이 있었다. 문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인의 소개로 자기동네 이름난 미장원을 찾아갔다고 했다. 원장도 세련되고 손님들도 많았다. 코로나가 오기 전이니까. 눈을 감고 예뻐진다는 상상을 하고 있는데 시술이 끝났다며, 원장은 “자. 눈뜨고 거울을 보세요.” 하는 말에 거울에 비친 문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눈썹이 아니라 까맣게 탄 숯 한조각을 얹어 놓은 모양이 되었다. 원장은 미안한지 색이 옅어 지고 자리를 잡으면 예쁘게 변한다는 말에, 무거운 마음으로 미장원을 나왔다고 했다. 회사에서 퇴근한 동생 남편은 “당신 눈썹이 왜 그래? 당장가서 지우라”고 하였다며, 색을 지우는데 시술할 때보다 더 아파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금방은 문신을 할 수가 없다며 당분간은 그대로 지내야 한다고 하며 “언니 내 눈썹이 없어.”하며 앞머리를 살짝 들어 보였다. 정말 눈썹이 아예 없어져 버렸다. 너무 색깔을 많이 빼서 다 망가졌다는 말에 한참을 웃었다. 없어진 눈썹이 볼수록 더 웃겼다. 몇번의 시술 끝에 지금은 얼굴형에 맞는 눈썹 문신이 자연스러워 예쁘다. 언니도 눈썹 문신을 한번 해보자고 권했다.
동네 주부들끼리 모여 집에서 눈썹 문신을 하는 일도 있었다. 위험도 무릅쓰고 시술을 하는 것은, 한편으로 전문점에서 하는 비용을 아낄 수가 있어 공짜나 마찬가지였다. 요즈음 여성들 못지않게 남성들도 눈썹 문신을 많이 하는 편이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눈썹 문신을 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다. 거울을 보면 내 눈썹도 숱이 없어 얼굴형도 이상하게 보였다. 동생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잘하는 곳을 알아봐야 지 하며 지내왔다. 화장품가게에 들리면 손님도 눈썹 문신을 하며 얼굴도 깔끔하게 정돈이 되고, 이목구비도 더욱 돋보이게 된다는 말을 해주었다. 공짜나 마찬가지로 싸게 하는 집을 소개해준다며 내반응을 살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용기를 내어 한번 시술을 받아 볼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요동을 쳤다. 내 마음이 통했는지 그때 동생이 카톡으로 사진한장을 보내주었다. 순간 깜짝 놀랐다. 동생딸이 문신을 한 장면을 보라고 했다. 우리동네 잘하는 데가 있으니 시간을 내서 한번 오라며 문자도 보내왔다. 예쁜 눈썹을 보니 나도 한번 문신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부모님이 물려준 눈썹인데 하며, 그냥 보고는 답장도 보내지 않았다. 그래도 어딘가 미련이 남아서인지 카톡 사진을 다시 보았다. 시도는 해야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머리를 다듬기 위해 동네 미장원에 예약을 하고 집에서 기다렸다. 원장이 내 차례가 되었다며 전화로 빨리 오라고 했다. 미장원의 분위기도 코로나 이후 많이 달라졌다. 미장원에 오면 모르는 손님들과 대화도 잘 통했다. 파마 손님과 대화를 하던 원장은 “여기 손님 중에 눈썹 문신할 분 있으면 제가 공짜로 하는 곳을 알려드릴 테니 말을 하세요.”하는 말이 떨어지자 나를 포함해서 두 세 명이 한다고 손을 들었다. 원장은 손님들이 궁금해할까 봐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는 귀를 기우려 마스크 안에서 나오는 말을 찬찬히 들었다. 내용은 이랬다. 원장 딸 친구가 며칠 전 미장원 개업식을 했는데, 서비스로 몇 명만 신청을 받는다고 했다. 우리는 오늘 그곳을 찾아가서 같이 눈썹 문신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미장원이 목동에 있다는데 정확하게 모른다고 하였다. 우리는 합창을 하며 목동이면 비쌀 텐데 어떻게 공짜로 해줄까!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의아했다. 원장은 딸에게 친구가 하는 미장원에 우리 손님들을 몇 명 보낼 테니 공짜로 눈썹 문신을 해주는지 물어보는 눈치였다. 우리는 오늘 정말 땡잡았다. 코로나 19때문에 어려운 시기인데 이런 일도 있네 하고 떠드는데 밖에서 대기중이던 단골 손님이 들어와서 원장한테 화를 냈다. 아니 그런 곳이 있으면 미리 말을 해주지 않고, 이제 말을 하느냐 고 하며, 자기는 어제 십 만원을 주고 눈썹 문신을 했다며 투덜거렸다. 원장은 나에게 물어봤으면 알려 주었을 텐데 하니, 손님은 이제 그만 하라며 언성을 높였다. 원장은 딸과 통화를 하면서 자세하게 알려 달라는 말을 하였다. 우리 눈치를 살폈다. 그때까지 만 해도 모두 웃으며 답변만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 통화를 하는 원장 얼굴이 어두워졌다가 붉어졌다가 했다. 우리도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는 낌새를 알았다. 전화를 끊은 원장은 제가 잘 못 들어서 이런 낭패가 생겼다며, 사실은 딸이 어제 저녁에 말을 할 때 귀담아듣지 않은 게 잘못이라 했다. 자기가족들에게만 공짜 문신을 해준다고 하였다. 우리는 모두 실망을 하여 조용하게 앉아 있었다. 목동에 가면 20만원을 내야 된다는 말에 그럼 그렇지 하며 합창을 했다. 다음에 자기 딸이 미장원을 하는데, 눈썹 문신을 제대로 배워 공짜처럼 싸게 해 달라고 할 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라 하였다. 세상에 공짜는 없어. 암 없지!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공짜 눈썹 문신은 물 건너 갔지만 순간에 즐거움과 설레던 마음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