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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계올림픽| 변질된 베이징 겨울올림픽 – 권해조 논설위원

2022년 제 24회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2월 4일 중국 베이징 국가 체육장에서 개막하여 2월20일까지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이번 올림픽에 총 91개국에서 2,871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실력을 겨룬다. 한국 선수대표팀은 윤홍근 단장 외 선수 63명, 임원 등 124명 출전했으며, 개회식에는 11명이 참가했다. 한국은 지난 제 23회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7위를 기록하였으나, 이번에는 15위 권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은 시작부터 분위기가 싸늘하고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첫째, 개회식에서 중국의 대외 홍보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장기집권에 명분을 쌓는데 치중하였다. 이번 개회식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무관중(無觀衆)으로 개회식을 진행했던 지난 2021년 도쿄 여름올림픽과 달리 수용인원의 약 30%인 2만여 명이 참가하였다.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 개회식에는 4시간에 1만5천여 명을 동원하였으나, 이번에는 100여 분간 3,000명만 등장했다.
개회식 연출은 세계적인 영화 거장 장아머우(張藝謀) 감독이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에 이어 다시 맡았다. 이번 개회식에는 시(習) 주석이 강조해온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중국몽(中國夢)’을 과시하는 주된 내용과 인공지능(AI), 5세대(G5)통신, 초대형 고화질(HD), 발광 다이오드(LED) 등의 첨단기술을 최대로 활용하였다.
‘나와 나의조국’이란 연주곡 속에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대표들이 대형 오성홍기(중국국기)를 들고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였다. 그리고 91개국 선수들과 함께 눈송이 모양의 플래카드를 들고 등장한 진행요원들이 하나의 거대한 눈송이를 만들었다. 참가국 91개 국가명이 적힌 눈송이들이 이룬 거대한 눈송이는 올리브 가지로 둘러싸여 모든 사람들의 평화와 조화를 상징하고 있다. 장아머우 감독은 이백(李白)의 시 북풍행(北風行)의 한 구절인 ‘연산의 눈송이가 방석만큼 크다(燕山雪花大如席)’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인 입춘(立春)에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 세계인들과 함께 새 봄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중국에는 ‘봄이 왔다’며 ‘함께 미래로(一起向未來)’라는 대회 슬로건을 내 걸었다.
그러나 경기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었다. 2008년 여름올림픽 개막식에는 100여명의 각국 정상급 인사가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20여명이 참석했으며, 귀빈석에는 개최국 중국의 시(習)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3명만이 참석하였다. 코로나 19의 영향도 있겠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정부의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이 일면서 주요국가 고위 관계자들이 대부분 참석을 거부했다. 중국정부가 신장지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탄압하고, 홍콩의 민주화 요구를 탄압하며, 대만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등 세계를 두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전면 보이콧 대신 외교적 보이콧으로 올림픽 메달을 향한 선수들의 꿈은 지켜주었다.
둘째, 철저한 인원통제다. <코로나 제로 올림픽> 목표아래 ‘폐쇄형 루프(閉環)’라 방역체계 가동으로 공항입국 수속부터 엄격했다. 숙소 도착 후에도 건물 밖으로 출입 통제하고 휴대폰도 제대로 사용 못하게 했다.
셋째, ‘중국 텃세’ 비판의 올림픽이 되고 있다. 중국은 선수단은 출정식에 앞서 ‘최고지도자(領帥)에게 보답하고, 시진핑 총서기와 함께 미래로 가자.’는 구호를 외쳤다.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불공정한 심판과 중국선수 위주의 관리가 계속되고 있으며, 일명 ‘노터치(No Touch) 금메달’란 말이 나오고 있다.  쇼트트랙에서 중국선수와 몸만 터치해도 실격시키는 편파판정에 각국선수단은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 최민정,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이준서 선수가 실격 판정을 당하자 심판의 부당한 판정이라며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했다.
넷째, 반중(反中)감정을 유발시키는 올림픽으로 변질되고 있다. 개회식 입장식에서 대만의 중국어 표기는 중화대만(中華台北)이지만, 중국 중앙 TV 해설자는 중국의 일부분이란 뜻인 <중국대만>으로 말하기도하고, 그리고 개회식에서 중국 측 55개 소수민족 대표중의 한복(韓服) 입은 젊은 여성을 등장시켰다. 중국에서는 한복뿐만 아니라 김치, 갓 등이 중국문화에서 유래된 것이란 억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다섯째, 친환경 올림픽에 역행하는 ‘반(反)환경 올림픽’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은 이번 겨울올림픽의 모든 설상경기를 인공눈으로 치르기로 하면서 환경에 악영향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 소요되는 인공눈은 약 4900만 갤런(1억 8548억ℓ)로 약 1억 명이 하루 마시는 물의 양과 같다. 특히 야외종목이 진행되는 장자커우(張家口)지역은 평소 강설량이 200㎜에 불과하다.
여섯째, 선수촌 관리가 엉망이다. 영하 13도의 강추위에다 과도한 방역에 부실한 음식으로 선수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곱째, 올림픽 후원사들의 마케팅 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삼성전자, 코카콜라, 인텔, 오메가, 도요다 등 세계적인 13개의 후원사가 등록되어 있으나 미국, 중국의 눈치 보기로 마케팅 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올림픽의 본래의 목적은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대로 ‘스포츠를 통하여 세계평화증진과 인류애를 증진시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인권문제 등 강대국의 입김과 함께 주최국인 중국은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을 통해 인권 유린과 죽(竹)의 장막을 포장하고, 중국 내부의 결속과 시(習)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등 본래 목적에서 크게 변질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선수단은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김민석선수가 첫 동메달에 이어, 9일 황대헌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이제부터라도 제 24회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올림픽 정신으로 돌아가 공정한 심판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거행되길 기원하며, 아울러 우리 선수단의 좋은 성과와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