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온 인문학콘서트 ‘봄밤의 시, 노래로 피어나다’
이달균 시인 초청 강연
합천에 거주하고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문화주주 수다온’이 지난 22일(금) 합천읍내 소재하는 카페다온에서 『제15회 수다ON 인문학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인문학 콘서트의 초청 강연자는 현 경남문인협회 회장이자 중앙일보 시조대상 신인상(2003)과 중앙일보 시조대상(2012)등 다수의 수상 경력과 영화에세이집 《영화, 포장마차에서의 즐거운 수다》(2015), 《탑,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2020) 등의 저서로 일반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달균 시인이 출연하여 「봄밤의 시, 노래로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두어 시간 강연했다.
이달균 시인은 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 노래 〈봄날은 간다〉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이 노래 가사가 3절로 이루어져 있다며 4절과 5절의 탄생 비화(秘話)를 얘기했다.
이 시인은 “〈봄날은 간다〉는 젊은 나이 때 남편과 사별한 문인수 시인의 세 누님들이 애창하는 곡으로 형제들이 함께 할 때면 누님들은 으레 〈봄날은 간다〉를 부르고, 3절까지 다 부르고 나면 처음부터 다시 부르고 부르고 해서 문 시인이 일흔 아홉의 큰누님과 그 아래 젊은(?) 두 누님들을 위해서 ‘제4절’을 쓰게 됐다”고 했다.
밤 깊은 시간엔 창을 열고 하염없더라.
/ 오늘도 저 혼자 기운 달아
기러기 앞서가는 만 리 꿈길에/ 너를 만나 기뻐 웃고, / 너를 잃고 슬피 울던 등 굽은 그 적막에 봄날은 간다.
이 시인은 “그러나 봄날은 결코 제 몸 앉혀둔 채 마저 간 적이 없다”며 “느린 곡조로 저마다 봄날은 가고 간다. 그래서 제가 5절을 써서 그 선배님(문인수)에게 보냈다”고 했다.
<봄날은 간다> -이달균 시
목마른 초승달이 저 강물에 입을 적셔도
물안개 떠도는 백사장엔 바람의 발자국만 하염없더라
사랑 잃고 눈물짓네, 빈 배 위엔 달빛만이 새들도 잠들지 못하여 봄날은 간다
이 시인은 시 〈목마와 숙녀〉를 썼고, 30살에 세상을 떠난 박인환 시인의 유작이 된 〈세월이 가면〉 노래 탄생 배경과, 청록파 시인 박목월과 조지훈 시인이 20대 때 다섯 살 나이 차에도 경주 건천역에서의 둘의 만남과, 함께 열흘 이상 경주를 둘러보며 어울리고서 헤어진 뒤 두 사람이 주고받았던 조지훈의 시 ‘완화삼’과 박목월 시 ‘나그네’의 탄생 배경도 얘기했다.
이 시인은 자신의 사설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 전체 54수에 대한 ‘여는 노래’에 해당하는 〈길 떠나는 광대들〉에 대해 “합천 초계 밤마리는 오광대 탈춤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길 떠나는 광대들〉은 이곳 밤마리에서 출발한 한 무리의 광대들이 진주 거쳐 고성으로 가는 장면을 시화했다. 이 시는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이병욱 씨와 작곡가 전욱용 씨가 각각 다르게 작곡하여 불려지고 있다”며 “이 시의 가사 한 대목처럼 ‘한 세상 펼치면 마당이요 접으면 외줄타기’가 된다. 여러분 모두가 삶을 펼치며 사는 인생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박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