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돌에서 얻는 교훈

공원석
논설위원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거침돌)이라 하고, 강자는 디딤돌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토마스 카알라일(영국비평가 겸 역사가. 저서는 프랑스혁명)이 한 말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수많은 삶의 걸림돌을 만납니다. 그때마다 그 돌을 대하는 우리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저는 초등학교시절엔 도시락을 마련할 수 없어 소풍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가 급우들 앞에서 선생님으로부터 핀잔을 들었습니다. 중학교 입학금을 구할 수 없어 진학을 포기하고 남의 집 꼴머슴생활도 했었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제 때에 공납금을 납부 못해 시험도중에 교실에서 쫓겨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중학교가 신설학교라 매일같이 운동장 고르는 일에 불만을 토하고, 작업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심한 체벌을 견디다 못해 자퇴 선언을 했었으나 참교육자신 정사용 교장선생님(작고. 부산 동래고등학교장 역임)의 돌보심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삶에서 장애요소가 되는 걸림돌을 곳곳에서 만나지만 중요한 것은 깔려있는 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입니다. 나를 힘들게 하고 뒤쳐지게 하는 걸림돌들을 거꾸로 삶의 발판으로 삼아 디딤돌로 생각할 수만 있다면 편안하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돌은 크기에 따라서 큰 것이 돌덩이, 그보다 조금 작은 게 돌멩이, 제일 작은 것은 자갈입니다. 생김새에 따라서도 이름이 다릅니다. 둥글둥글하게 생긴 큼지막한 돌은 뭉우리돌, 모나고 날카로운 돌은 섭돌, 모나지 않고 동글동글한 돌은 몽돌이라고 합니다.
역할에 따라서도 이름이 달리불립니다. 말을 타거나 내릴 때 디디는 돌이 노둣돌(하마석), 집채의 낙숫물이 떨어지는 곳 안쪽으로 늘어놓은 돌이 댓돌, 디디고 오르내리도록 마루 아래 놓은 돌이 디딤돌, 길바닥에 놓인 돌이 걸림돌, 일각문의 기둥 밑에 가로 댄 나무를 받친 넓적한 돌이 신방돌, 건물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려고 기둥 밑에 괴는 돌이 주춧돌, 집채와 뜰을 오르내릴 수 있게 만든 돌이 섬돌, 땅이 질척거리는 곳에 놓여 모두를 건네주는 돌이 징검돌, 담이나 물건의 밑을 받쳐 쓰러지거나 기울어지지 않도록 괴는 돌이 고임돌, 빨랫감을 올려놓고 문지르거나 두드릴 수 있는 돌이 빨랫돌,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들었다 놓았다 하는 돌이 들돌(등돌), 무엇을 눌러 놓는 데 쓰는 돌이 지지름돌(누름돌), 화로의 불이 오래가도록 눌러놓는 돌이 불돌, 옷감 따위를 두드릴 때 밑에 받치는 돌이 다듬돌, 김칫독 안의 김치포기를 눌러놓는 넓적한 돌을 김칫돌, 방고래 위에 덮어 바닥을 만드는 얇고 널찍한 돌이 구들장입니다.
같은 돌인데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디딤돌이 되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도 쓸모없는 돌은 없습니다. 돌이 이러할 진데 사람이야 필요 없는 사람이 세상에 한 사람이라도 있겠습니까? 그런데 요즈음 학교현장으로 부터 삶에 장애되는 돌들과 부딪히면서 어렵게 생활하는 청소년들 소식이 날이 멀다하고 들려옴은 안타깝습니다.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아 이러한 젊은이들을 위한 노둣돌과 징검돌을 놓아 보자고 다짐하고 실천함이 지금 우리교육의 시급한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