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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 / 문경자

느리면 어때
굼벵이라 해도 좋아
굴러 가는 재주가 있거든
나무는 나무늘보야
느리게 느리게
푸르름 가꾸는 걸 보면 알지
빠르다고 다 좋은 거 아니야
빠르게 살다가
급하게 갔지
세상에 느리고 게을러도
성공한 사람들 많아
돌다리 두들겨 보고
한 발자국 건너가다 보면
흘러가는 물 느리게 보여도
바다에 이르면 자기만의 수평을 지키며
하늘에 느림의 미학을 빨갛게 물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