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의 맛있는 잡식(雜識) – 반도체 동맹, 한국의 갈림길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중이였던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더 고조되며 패권다툼이 경제 산업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자국을 중심으로 우호국들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회복 정상회의 개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 출범 등으로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동맹 구축을 의미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는 주요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가 도마에 올랐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까지 첨단 반도체를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성패가 달려있고 무기·우주항공·첨단무기 등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미국정부는 지난 3월에 우리정부에 제안했던 ‘칩4(미국식표현은 팹4)’ 동맹 참석 여부를 8월까지 요청한 바 있다.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는 미국의 주도 아래 반도체 생산 강국인 한국·일본·대만을 묶어 4개국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을 가진 ‘칩4’는 반도체 공급 확보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고 차세대 기술에서의 우위를 선점하는데 의미가 있다. 일본과 대만은 이미 참여하겠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한국은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우리정부는 신중히 이해득실을 잘 따져보며 고심해야한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동맹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협력은 필수라는 의견이 있으나 중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진다는 점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현재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대(對) 중국 수출 비중이 40~5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서 손을 놓는 건 불가능하다는 의견 또한 많다.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는 가운데 과연 우리정부는 어떤 선택을 할지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