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 7차노동당대회 결과
권해조
논설위원
북한이 김정은 어머니의 생일인 지난 5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서 제 7차 노동당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당 대회는 118개국 177개 대표단이 참가한 1980년 6차 당 대회와는 달랐다. 한명의 외국특사도 없이, 120여명의 외신기자들만 초청했으나 대회장의 출입을 봉쇄하고 저녁 10시 이후에 조선중앙 TV의 ‘특별방송’을 통해 녹화방송으로 내보낸 외톨이 대관식이었다. 그리고 북한의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모든 선전매체를 동원하여 ‘정치사상강국, 천하무적 군사강국’ 등을 주장하며 김정은을 ‘21세기의 태양, 유일 영도자’와 같은 말로 본격적인 우상화에만 몰두하였다. 따라서 이번 당 대회는 1980년 김일성 시대에 열린 6차 당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이번 당 대회는 1948년 2차 대회 때의 김일성, 1980년 6차대회 때의 김정일에 이은 3대 김정은의 3대 세습대관식이었다.
6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김정은 비서는 3467명의 당대표자 앞에서 인민복 대신 군청색 양복에 회색 넥타이 차림과 뿔테 안경을 쓰고 할아버지 김일성 말투로 개회사를 읽으면서 “올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반만년 민족사의 특이할 대사변인 첫 수소탄 시험과 광명성 4호의 발사의 대성공을 이룩해 주체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서 빛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내세운 ‘핵·경제 병진노선’ 덕분에 북한이 ‘주체의 핵 강국’이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조선 중앙 통신도 “소형 핵탄두 개발은 당 대회에 드리는 선물”이라고 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김정은의 최대성과로 내세우는 등 ‘김정은 우상화와 핵무기’를 당 대회 키워드로 세우고 있다.
7일 계속된 사업총화보고(결산)에서도 7만 2천여 자의 내용을 3시간에 걸쳐 낭독하면서 ‘핵 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며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 강화, 적대세력이 핵으로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먼저 핵무기 사용을 않을 것이라며 ‘핵 전파방지 의무와 비핵화 노력’ 천명 등 미사여구를 동원했다. 또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침략군대와 전쟁장비들을 철수시키고, 연방제 통일을 거듭 주장하며 남북 군사당국의 대화와 협상, 대북심리전 방송중단을 요구했다. 그리고 토론에서 김기남 당비서, 리명수 총참모장, 박봉주 내각총리 등은 당 대회 결정을 전폭 지지를 천명하였다.
9일에는 김정은에게 ‘조선노동당 위원장’이란 새 감투를 씌워주고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 지도부를 확정짓고 폐막했다. 당 중앙위원장 직위는 67년 전인 1949년부터 김일성이 북한을 통치하다가 1966년 제 2차당대표자 회의에서 당중앙위원회 총비서에 선출되면서 폐지된 자리다.
이번 7차 당 대회를 분석해 보면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에 초점을 맞추어 김정은 시대를 선언하고 백두혈통 3대 세습왕조의 개막을 자축하는 행사였다. 또한 2012년 헌법에 ‘핵 보유국’으로 명문화에 이어 이번에는 핵·경제 병진을 ‘항구적 전략노선’이라고 선언하여, 핵·경제 병진노선의 재확인과, 선군정치를 선핵정치로 탈바꿈 하였다. 이로서 김일성의 선당(先黨), 김정일의 선군(先軍) 대신 김정은의 선핵(先核)정치를 밝힌 것이다.
그리고 남북관계나 경제분야 등에 새로운 정책 제시 없이 남남갈등 유도, 평화 위장공세 일축으로 김일성 김정일 노선의 재탕에 불과하다. 또한 선핵 정치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핵 보유국을 자칭하며 세계비핵화 의무주장은 평화공세를 통해 남남갈등과 한미동맹의 균열을 유도해서 제재국면을 벗어나려는 음모에 불과하다. 그리고 정치군사 강국임을 내세우면서 경제부분 실패를 자인하면서 사회주의경제 강국건설을 위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2016-2020)’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1956년 3차 당 대회에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앞당기기 위해 주창한 ‘천리마 운동’의 새로운 비전으로 자력자강의 새로운 ‘만리마 속도’라는 구호를 내놓았다. 북한은 최근 대외무역과 외화벌이 여건 악화 등으로 당 대회 자금조달 차질, 특히 물가급등, 무허가상인 단속, 과도한 상납금 요구 등으로 북한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장마당마저 위축되고 ‘70일 전투’에 따른 노동력 동원과 주민통제 등으로 주민들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북한은 4차 핵실험 이후 역대 가장 강력한 유엔과 개별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 노동당 대회를 보면서 시대착오적인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의 전철을 답사하고 있어 김씨 왕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죄 없는 동포들이 겪어야하는 고난행군이 걱정이다. 핵 포기 없는 대화와 개혁개방 없는 경제발전은 허황된 꿈이요 망상이다. 북한은 핵과 경제는 함께 갈수 없음을 인식하고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선 이란을 배워야 한다.
최근 북한의 영변원자로 재가동과 5차 핵실험 징후 포착, 소형 핵 단두와 탑재능력 확보, SLBM(잠수함 탄도미사일) 성공 등은 우리에게는 새로운 큰 위협이다. 당 대회 이후 북한의 핵무기를 앞세운 고압자세로 전면적인 대화공세가 예상되며, 국제사회 압박을 견디지 못하면 대남도발도 저지를 수 있다. 따라서 북한 핵 집단과 맞선 우리는 한미동맹의 공고화와 자위적 안보역량을 더욱 집중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