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욱 기자의 기자수첩 – “어이없네!”
책임이 사과문보다 앞선다
김윤철 군수와 그의 처남을 5억 원 편취 혐의로 고소한 오씨는 합천신문을 통해 이를 기사화했고, 6·1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에는 해당 고소 사건과 관련한 후속보도들을 쓰게 했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오씨는 김윤철 군수의 후원회장을 몇 차례 만났고, 지난 6월 28일에는 김 군수와 그의 처남 등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 사건들을 일체 취하했다. 그리고 7월에는 지역 신문을 통해 군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문을 통해 “검정되지도 않은 사실을 경찰서에 고소하고, 또 언론에 유포해 합천군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리고 죄송하다”고 했다.
“어이없네!” 기자가 오씨의 사과문을 보는 순간 나온 첫 마디다. 그리고 오씨의 사과는 단지 사과로서 끝날 일이 아니다. 오씨가 합천신문 기자에게 진술한 내용과 보여준 자료들이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를 먼저 밝혀야 하고, 만약 거짓 정보라면 거짓 정보로 기자를 기만한 행위는 차후로 하더라도 합천신문의 보도기사를 이용한 군민들 간의 반목과 불신을 조장한 행위에 대해서는 단순히 “합천군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훨씬 상회하는 문제이므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죄송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 그리고 김 군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씨의 고소 건에 대해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한 이상 오씨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따라야 한다. 군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문은 그 때 필요하다. 그런 선결적인 책임 없이 사과문을 발표한다는 것은 어설픈 동정에 기댄 채 자신의 책임을 상쇄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또 오씨의 고소 취하 후, 오씨에 대한 김 군수의 무고 및 명예훼손 맞고소 건과, 이레산업의 특가법상 배임 및 횡령 건들이 차례대로 취하된다면, 합천군민의 눈에는 서로가 자신들의 사건들에 대해 은폐하려는 시도로 읽혀질 수도 있고, 합천군민에게는 두고두고 의혹의 불신을 갖게 할 수도 있다. 대군민적 차원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최소한 김 군수는 오씨에 대한 맞고소 건의 취하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