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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8) – 변명규

표적과 족적
미국 시골의 통나무집에 한 병약한 남자가 살았습니다. 그 집 앞에는 큰 바위가 있었는데 바위 때문에 집 출입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 하느님이 꿈에 나타나 말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집 앞의 바위를 매일 밀어라!” 그때부터 그는 희망을 가지고 매일 바위를 밀었습니다. 8개월이 지났습니다. 점차 자신의 꿈에 회의가 생겼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바위의 위치를 자세히 측량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바위가 1인치도 옮겨지지 않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현관에 앉아 지난 8개월 이상의 헛수고가 원통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바로 그때 하느님이 찾아와 그 옆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왜 그렇게 슬퍼하지?” 그가 말했습니다. “하느님 때문입니다. 하느님 말씀대로 지난 8개월 동안 희망을 품고 바위를 밀었는데 바위가 전혀 옮겨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네게 바위를 옮기라고(to move the rock) 말한 적이 없단다. 그냥 바위를 밀라고(to push against the rock) 했을 뿐이야. 이제 거울로 가서 너 자신을 보렴.”
그는 거울 앞으로 갔습니다. 곧 그는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거울에 비춰진 남자는 병약한 남자가 아니라 근육질의 남자였습니다. 동시에 어떤 깨달음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밤마다 하던 기침이 없었구나! 매일 기분이 상쾌했었고, 잠도 잘 잤었지.” 하느님의 계획은 ‘바위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를 변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변화는 ‘바위를 옮겼기 때문’이 아니라 ‘바위를 밀었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삶에서 ‘바위를 옮기는 표적’보다 ‘바위를 미는 족적’이 더 중요합니다. 족적보다 표적을 중시하면 내리막길 인생이 되고, 표적보다 족적을 중시하면 오르막길 인생이 됩니다. 나는 지금 표적을 중시하면서 살고 있는지. 아니면 족적을 중시하면서 살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사실이라기보다 있을 수 있는 일을 이야기로 엮어 우리들의 삶에 길잡이가 되도록 한 것이다. 사실을 떠나서 좋은 교훈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되새겨 볼 글이다.
어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할 때 결과에 매달리느냐 과정을 중시하면서 자연스럽게 결과에 도달하도록 하느냐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인생은 살아가는 과정 모두가 중요하다. 과정을 무시하고 목표에만 집념하면 순간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무시하게 되어 살아가는 일들이 불행하게 된다. 목적만을 생각지 말고 목적을 향해 달리는 과정 모두를 깨알 같은 보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음의 눈
맹인학교를 찾은 한 방문객이 너무나 아름답게 잘 꾸며진 학교를 보고 교장에게 물었다. “맹인들은 보지도 못하는데 왜 교정을 아름답게 꾸며 놓았습니까?” 그러자 교장이 대답했다. “정상인들은 우리 맹인들이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우리는 눈 뜨고 사는 사람들보다 어쩌면 더 아름다운 세계를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교정은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를 그대로 옮겨 놓았을 뿐인데 어떻습니까?”
일반적으로 본다는 것에 대하여 잘못 인식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본다는 것을 눈으로 보는 것에만 집착하고 있지만 실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또는 상상으로 보는 것이 더 많고 더 아름다운 것이다. 실물을 직접 봄으로써 아름다움을 맛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실물을 직접 보는 대신 상상 속으로 봄으로써 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예를 들어 여인의 나체를 본다고 할 때 실제로 보는 경우보다 상상 속의 나체가 더 아름다운 것이다. 실제로 보기 전에는 궁금증과 상상의 아름다움으로 머리 속에 가득 차 있었는데 어느 날 실물을 봄으로써 실망으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관광을 다녀온 친구로부터 소문으로만 듣던 곳을 실제로 가서 보니 별것 아니더라는 식이다. 물론 이런 경우는 먼저 갔다 온 사람이 경치도 좋지만 자랑도 할 겸 과장되게 표현할 수도 있고 뒤에 간 사람은 친구의 자랑으로 기대가 너무 커 있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상상 속의 아름다움이 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달에 대한 경우가 그러한 것이다. 우리들은 달에 대한 상상의 아름다움은 참으로 유별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달 속에 계수나무가 있고, 토끼가 있는 동화 속의 낙원과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인간이 실제로 달에 가서 촬영한 장면은 우리들의 아름다움을 깡그리 뭉개버리고 말았다.
외국에서 있었던 실화다. 맹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50년을 맹인으로 살았는데 어느 날 우연히 병원에서 수술하면 앞을 볼 수 있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여 광명을 찾았다. 그런데 그는 눈을 뜨고는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50년 동안 마음으로 상상으로만 보았던 것들이 너무 틀리고 잘못된 것들이 많다는 것이었는데 그는 결국 다시 맹인으로 돌아가 살았다고 하는 거짓말 같은 실화인 것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기준, 자기들의 세계만 생각하고 볼 수 있지만 맹인들은 정상인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를 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