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狡免三窟(교토삼굴) – 정개모 합천군 문해강사

올해는 12지지 중 4째 癸卯年, 토끼의 해 이며 특히 검은 토끼띠의 해이다. 영리한 토끼는 3개의 굴을 뚫어 재난을 대비한다는 사자성어이다.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에 맹상군이라는 제상이 있었다. 맹상군은 3천명의 식객을 거느리는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거지 차림의 풍한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오갈 데 없는 자기를 거두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맹상군은 별 재주 없이 건방진 태도에 맘에 들지 않았으나 무언가 끌려드는 감이 잡혀 승낙하였다. 풍한은 아주 꼴통이다. 얻어 먹는 처지에 고기 반찬이 없다고 투덜대며 전용 수레를 빌려 달라는 등 불평이 많았다. 그래도 맹상군은 풍한을 내치지 않고 계속 머물게 하였다.
당시 계속 되는 가뭄으로 맹상군의 3천호 식읍에 소작료가 미수금되어 꼴통인 풍한을 보내 수금해오도록 지시하였다. 이때 풍한은 “미수금을 수금하면 무엇을 사 올까요?”라고 물었다. 맹상군은 여기에 필요한 무엇이든 사오라고 말하였다.
썰에 도착한 풍한은 맹상군의 소작 농민들을 불러 모아 식읍에 관한 문서를 훑어 보니 상당한 미수금이 체납되어 도저히 갚아줄 능력이 없어 보였다. 이때 풍한은 그 미수금 장부를 싹 다 거두어 모아 놓고 “소작민 여러분, 우리 맹상군께서 계속되는 흉년으로 여러분의 고난을 알고 미수금 전부를 면제해 주라고 하였습니다”라고 하며 서류더미에 불을 질러 버렸다. 이에 농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맹상군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임무를 마치고 맹상군에게 돌아오자 미수된 돈을 수금해 무엇을 사왔냐고 묻자, 풍한은 “예 제상님, 지금 농민들은 거듭되는 흉년으로 미수금을 갚을 길이 없어 소작료 장부를 모두 불태워 버리고 은혜와 의리를 사왔습니다”고 말하였다. 그래도 맹상군은 풍한을 내치지 않고 머물도록 하였다. 세월이 흘러 맹상군은 새로 즉위한 임금의 미움을 사서 제상의 자리를 잃게 되었다. 3천명의 식솔들이 뿔뿔이 떠나고 순간 쪽박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때 풍한만 혼자 남아 과거 소작지 썰 땅으로 가자고하였다. 썰 땅에 맹상군이 나타나자 농민들은 과거 빚을 탕감해준 은혜에 보답하듯 구름처럼 달려 나와 맹상군을 반겨 주었다. 이때 맹상군은 풍한에게 “그대가 전에 은혜와 의리를 사왔다고 한 말을 이제야 알겠소”라고 말하자 “주인님, 영리한 토끼는 굴을 3개 뚫습니다. 지금 주인님은 한 개의 굴만 뚫었습니다. 아직 두개의 굴을 더 뚫어야합니다”고하면서 두 번 째 굴도 잘 뚫어서 맹상군을 다시 제상의 자리에 복직 시켰다. 세번째 굴로써는 썰 땅에 제나라 선대위 종묘를 세워 어느 임금도 맹성군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리하여 맹상군은 평생도록 제상의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는 교토삼굴(狡免三窟)의 유래이며 불교에서는 마음공부, 경전공부, 적선과 공덕을 쌓는 것이 3개의 삼굴이라 교훈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