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반기문의 광폭행보와 대망론

권해조
논설위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5월 25일부터 30일까지 방한하였다. 방한기간 25일 제주포럼 개회식참석, 26일-27일은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참석, 28일은 개인일정,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에 참석하고, 안동 하회마을, 경북도청을 거쳐 경주로 가서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 후 30일 미국으로 출국하였다. 그러나 이번 방문기간 그의 광폭행보를 보고 국내정치권과 언론 매체들은 차기 대선출마와 연관하여 야단법석이었다.
반 총장은 종전까지 대선출마에 끈질긴 질문에도 묵비권으로 일관하였고 공식적 입장발표는 없었다. 그러나 25일 관훈 간담회 이후 언론들이 대선출마 시사를 크게 보도하자 26일 전 현직 외교부장관 등과 가진 조찬에서 과잉보도라고 하였고, 30일 출국 전에 경주담화에서도 이번 방문 목적이 개인이나 정치목적이 아니며, 과대해석과 추측을 삼가 해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아직도 확실한 불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방문 간 언동(言動)을 보면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였다. 특히 25일 관훈 간담회에서 대망론 거론에 자부심과, 국내정치상황에 강도 높은 비판, 건강과 대북정책 등 경쟁력 과시, 제주포럼 기조연설에서 ‘국가통합은 정치지도자들의 뜻만 있으면 가능하다’며 통합과 위기의 리더십 강조한 점이 주목된다.
그리고 28일 충청권 대부 김종필 전 총리 방문과 저녁에 노신영 한승주 전직 총리, 관료출신, 재계 원로 14명과 만찬회동을 하였고, 29일 안동 하회마을 류성룡 고택을 방문하여 임진왜란당시 도탄에 빠진 국가를 외교를 통하여 국난극복과 국민통합을 이룩한 서애(西厓)의 지도자로서 리더십과 연계시켰다. 또한 경북 신도청 방문과 경주시 행사참석은 충청과 영남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대선 연합론 구상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하회마을에 제왕나무라 불리는 주목(朱木)과 경북도청에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상징하는 적송(赤松) 식수는 작년 9월4일 중국에서 역대 왕들이 황제의 뜻을 받드는 봉선(封禪)의식을 거행한 타이산(泰山) 등정과 함께 대망론의 부푼 꿈을 암시한다.
또한 29일 의전에 없던 가두(街頭)에서 많은 시민들과 만나 환호를 받았으며, 경주 유앤NGO 콘퍼런스 환영만찬에서 ‘당신(청년)들은 미래 리더이며 당신들이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하여 청소년들로 부터 열열한 환영을 받았다. 특히 이번 반총장의 국내일정에서 제주포럼에는 원희룡 지사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나경원 통일외교위원장, 일산 국제로터리세계대회에는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 하회마을에는 김광림의원, 경주에는 김석기의원이 대동하는 등 여권 정치권이 대폭 참여하였다.
반면에 얼마 전까지 대선후보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며 러브콜을 보냈던 야당들이 일제히 맹공을 하기 시작했으며, 어느 야당의원은 ‘시궁창에 버리는 이름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폄훼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퇴임 후 정부직위 금지규정 위반’를 지적하였고, 6월 8일 예정된 이해찬 의원과 뉴욕회동도 무산되었다.
대선후보로 반총장의 부정적 측면은 정치적 경험과 기반 부족이다. 그리고 야권의 강력한 흠집 내기와 혹독한 검증극복, 경선에서 승리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반면에 긍정적 측면은 총선 패배 후 여권후보가 없는 가운데 탄탄한 기반을 가진 충청후보론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정진석, 홍문표의원 등 여당 중진위원과 노신영, 한승수 전 총리, 김숙 전 유엔대사 등 외교그룹 인맥도 외곽에 있다. 또한 국제외교 전문가에 세계 대통령이라는 명성과 기존정치 반감에 대한 정치적 신선감, 대결적 리더십보다 통합적 리더십을 중시하는 중도성향 특정지역 출신이란 장점이 대망론에 부합된다.
그러나 반총장은 6월 9일 유엔에서 가진 공식 브리핑에서도 유엔사무총장직위에만 전념할 것이라며 한국대선에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지속하고 있다. 만약 지지율에 힘입어 퇴임 후 대선에 도전해도 대한민국의 정치적 분열, 경제적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많은 검증을 받아야 하며 어느 당 후보가 되던 우선 경선에 이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치세력도 키워야 하며 작금의 높은 국민지지도가 거품론이 되지 않도록 정치적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내년이면 대선바람이 요동칠 것이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당권 대권을 두고 잠룡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혹자는 대통령은 천운이 따라야 된다고 한다. 차기 대통령은 개인의 영달보다 대한민국의 안위와 미래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