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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최초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박민우 과장-합천 인터뷰

“저희 의료진의 말에 열린 마음으로 조금만 귀 기울여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진료할 각오입니다”

▶삼성합천병원 응급실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진료개시
▶한광석 기획부장의 2년간 공들인 결과물

삼성합천병원 응급실에 합천 최초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진료를 담당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외래 의사들이 번갈아가며 콜을 받으면 달려가던 응급실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게 된 것이다. 이제 합천에도 제대로 응급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구색이 갖춰졌다.
지난 4월20일부터 삼성합천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활약하고 있는 박민우 과장은 사실 삼성합천병원의 오래된 소망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삼성합천병원 한광석 기획부장이 2년 전부터 경남도청의 합천군 출신 공무원들에게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필요성을 누차 설득한 끝에 공중보건의로 합천에 발령받을 수 있도록 공을 들인 덕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국적으로 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20일(월) 오후 2시, 삼성합천병원 박민우 과장의 진료실에서 그를 만나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길을 선택한 이유와 삼성합천병원 응급실에서의 의사생활이 어떤지 질문을 던져봤다. /이용석 기자

자신을 소개 바랍니다.
저는 삼성합천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으로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민우라고 합니다. 1985년 3월10일 마산에서 출생하여 마산내서초등학교, 마산중학교, 마산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2004년도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의학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의대로 진학하려는 계획도 없었고, 우연찮게 대학에 입학하여서도 학업에 큰 흥미를 느끼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대학시절을 보내던 중 본과3학년(5학년)이 되어 병원실습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의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많은 의사들과 의료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본 의사라는 직업은 자기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봉사하는 직업이라는 점이 참 매력으로 와 닿았었습니다.
또한, 최전선에서 병마와 싸우는 의료진들의 교과서와는 다른 치열한 현장을 볼 수 있었고, 의사 한명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환자의 생사와 치료예후가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몇 년 후 비슷한 상황에서 미래에 환자의 생사의 갈림길에서 결정을 내리게 될 나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으며, 현장에서 나의 실수 하나가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학생으로서 내가 하고 있는 학업이 단순한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듯이 할 게 아니라 완벽에 가깝게 갈고 닦아야한다는, 내가 가진 의무의 무게를 느끼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선택한 동기는?
2004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산백병원에 인턴으로 들어갔습니다. 24시간 정신없이 주어진 업무에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모든 인턴들이 그렇듯이 어느 과를 전공해야할 지에 대해 고민하며 지내고 있던 중 병원에 입사한지 3개월 만에 첫 휴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영화에서나 보던 “기내에 환자가 발생하였으니 의료진이 있으면 도움을 요청한다”는 닥터콜을 맞닥뜨리게 되었으나, 면허를 딴 지 막 3개월인 새내기 의사로서 할 줄 아는 것은 채혈, 심전도촬영 등 단순기술밖에 없는 저는 나서지도 못하고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일터로 복귀하여 일하면서도 마음 한편엔 계속 그 상황에서 나서지 못한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이 어떤 의사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의학의 한 가지 세부분야 전문가가 되기보다는 내 앞에 어떤 환자가 오든, 어떤 응급상황이 발생하든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넓은 시각과 생각을 가진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응급의학과가 내가 추구하는 의사상과 일치한다는 생각에 전공과목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1년 응급의학과 의사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고, 4년간 응급실에서의 치열한 전공의 수련을 통해 2014년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서울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2차 시험을 치른 후 KTX를 타고 귀가하던 중 또 우연찮게 닥터콜을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당당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보람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죠.

합천에서의 응급실 소감은?
이후 1년간 양산 베데스다 병원에서 응급의학과 과장으로서 경험을 쌓았고, 2016년 국가의 명을 받아 공중보건의사로서 4주간의 훈련을 받고 경남지역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올해 기준, 합천지역의 지역응급의료기관이 삼성합천병원 한 곳으로, 응급실 전문의사 인력은 부재인 상황이었습니다. 응급 전문의료 인력, 특히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다면 지역사회 응급진료 및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제가 이곳으로 오면서 저 역시도 지역주민에게 드릴 수 있는 도움과 저의 역할에 대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2개월째 삼성합천병원 응급실에 근무 중으로, 요즘 심정지, 농약중독, 외상, 감염성질환, 뇌졸중 등 응급실을 방문하는 많은 응급환자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제가 느끼기에 합천은 인심이 좋아 그런지 몰라도 어르신들이 순박하시고, 저의 말에 귀 기울여 주시며 치료에 따라 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슈가 되어 새로운 법률제정도 진행되고 있는 응급실내 욕설, 폭행, 주취소란 등의 문제가 저희 응급실에서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응급실내 욕설, 폭행, 주취소란과 같은 행위는 의료진, 그리고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는 다른 환자에 대한 심각한 범죄행위일 뿐만 아니라, 행위자 본인의 진료의 질도 저하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응급의학과 과장으로서 이와같은 문제에는 합천경찰서와 연계하여 단호히 대처할 생각입니다.

마지막 당부의 말은?
마지막으로 합천 최초의, 유일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라는 타이틀은 저에게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부담감을 열정과 노력으로 바꾸어 더 열심히 일하고자 합니다. 저희 의료진의 말에 열린 마음으로 조금만 귀 기울여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진료할 각오입니다.
저희 응급실은 24시간 열려있고, 항상 준비된 의료진들이 저희를 필요로 하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