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공무원…군민과 마찰, 내막은?
원산지 표기 위법 조사 과정 中 충돌!
공무원 B 씨…당시 단속자 신분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
A 업체 “공무원 권한 악용한 ‘갑질’ 있어선 안 돼…숨죽인 군민들 많을 것”
최근 농림부 소속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품질관리원’) 공무원들이 원산지 조사를 수행하던 중 한 가공업체 측과 불미스러운 충돌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A 업체(합천군 대병면) 측에 따르면, 지난 7일 자신의 영업장에 남1(B 씨), 여2 총 3명의 품질관리원 경남지원 합천사무소 소속 공무원이 단속을 이유로 급습해 두 시간 여 동안 머무르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영업에 큰 지장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해당 공무원들은 ‘원산지 표기 위법’ 현장 조사를 위해 방문했다고 말하며 주요 조사 대상으로 A 업체 측이 가공 생산하고 있는 ‘밤 파이’의 원재료인 ‘밤’의 원산지 증명을 요구 했다고 한다.
‘밤’의 원산지를 ‘합천’으로 표기해서 판매하던 A 업체 측은 거래 명세서 등을 제시하며 원산지 표기 오류가 없었음을 주장했지만 품질관리원 측은 이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A 업체가 제시한 입증 자료에는 ‘생물’ 이라고만 표시되었을 뿐 ‘합천’ 생산지를 알리는 문구는 없었던 것, 문제는 여기서부터 불거졌다.
A 업체 관계자 말에 따르면, 품질관리원 공무원 측이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합천’ 생산지가 명시된 원산지 추가 자료를 연이어 요구하자 공무원들이 직접 납품·유통 과정에 관련된 기관(합천군산립조합, ㅎ유통)에 확인할 일이라며 맞섰고 곧 분위기가 험해졌다고 말했다. 이후 두 시간 여 동안 이어진 소란 과정에서 품질관리원 공무원 측은 업체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레시피’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A 업체 관계자는 “긴 시간 영업을 방해해서 화가 났고 (공무원들) 신분 확인 위해 신분증을 요구했는데 정작 범죄자 취급을 하며 마찰이 심화됐던 남자 공무원 B 씨는 공무원증도 없었다. 자식들 보는 앞에서 나에게 비웃음까지 지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불거진 직후 A 업체 측은 단속 과정 적절성에 대해 상급기관인 농림부에 항의성 민원을 제기했고 이어 유관 기관과의 조율로 ‘합천군 생산 밤이 맞다’라는 추가 증명도 이뤄지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당시 업체를 방문했던 공무원 B 씨가 단속자 역할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 방문 목적을 두고 의문이 들고 있다.
국립농산물관리원 법령 관련 담당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2인 1조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해) 확인 결과 두 명의 여성 공무원은 조사 공무원이었으며 상급자인 남성 공무원 1명(B 씨)은 원산지 ‘지도’를 위해서 나간 부분이지 ‘단속’을 한다거나 ‘조사’를 하기 위한 개념으로 나간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지도’와 ‘단속’ 차이를 묻자 “원산지 표시 지도 차원이며 조사를 담당하는 직원(공무원)들한테 단속을 하는데 있어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 등의 지도를 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취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원산지 표기 위반 단속 과정에서 직접적 권한 행사를 할 수 있는 ‘조사 공무원’ 두 명 이외에 공무원 B 씨가 동석을 했다는 것인데 B 씨가 마찰의 중심에 있는 것은 쉽게 이해되기 힘든 대목이다. 게다가 A 업체 측은 공무원 B 씨에 대해 특히 격분했던 상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공무원 B 씨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직원(공무원)들만 조사하러 나가게 되어서 동행한 것이고 마무리되는 단계다. (당시 마찰 상황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면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비웃은 사실은 없다. 조사 과정과 내용은 업무상 비밀이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본지 취재가 시작된 후 공무원 B 씨는 A 업체 관계자를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여러 분야 단속 공무원이 필요하지만 권한을 악용한 ‘갑질’이 있어선 안 된다. 나와 비슷한 일을 당한 군민이 많을 것이다. 이젠 목소리를 낼 때”라며 아쉬움을 토했다. 이번 사안을 두고 관계 기관에서 추가 조사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