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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취수장 ‘주민 동의 조건’ 내용 뜯어보니…

6.28 황강취수장 대책위 환경부 방문 항의집회 이후, 전 군민 동참 의지 보여

2년 전,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결
“객관적인 방법 통해 주민 동의 구할 것”
합천군은 삭발식과 릴레이 반대 서명 운동 中…

최근 황강 광역취수장 설치를 두고 합천군의 ‘반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3일, 황강 광역취수장 관련 군민대책위원회(위원장 여한훈·이종철)는 전 읍·면에서 본격적으로 릴레이 반대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합천군민 500여명이 환경부를 방문해 황강취수장 설치사업 중단 항의 집회 이후 전 군민이 동참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환경부의 일방적 추진에 대한 부당성과 반대의지를 표명하는 ‘황강취수장 설치 반대 릴레이 서명운동’은 지난달 23일 용주면 이장회의 시 반대 결의를 시작으로 쌍책, 쌍백, 가회 등 전 읍·면에서 이장단, 사회단체 등 마을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황강취수장 반대 움직임은 군청은 물론 군민 전체로 확산되고 있으며 관내 매일 ‘반대’ 집회가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환경부가 추진 중인 황강 광역취수장 설치 사업이 수면위로 오르며 지역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시작한 시점은 2년 전인 2021년부터로 볼 수 있다.
당시 환경부는 낙동강 유역이 먹는 물의 본류 의존도가 높은 반면, 다른 지역 상수원에 비해 수질 오염도가 비교적 높아 식수에 대한 주민 불신이 높아지자 대책 마련에 나섰고 2021년 6월 24일 ‘제6회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개최되며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이 심의·의결됐다.
당시 환경부는 “낙동강 본류수질 개선 최우선 하는 ‘먹는 물’ 안전관리 초석을 마련했다”며 보도자료를 내고 ‘합천 황강 취수원 개발’에 대해 의결된 내용을 언급했다.
2028년까지 취수원을 다변화하여 먹는 물 불안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합천 황강 복류수(45만톤) 등을 개발하여 부산 등지에 공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지역 간 상생이라는 목적을 표면화 했지만 언뜻 봐도 지역 간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었다.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이를 의식하듯 안건 실현에 앞서 전제 조건을 붙였는데 “취수원 다변화 사업 추진 시 착공 전까지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주민 동의를 구할 것을 조건으로 안건을 심의ㆍ의결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즉, 취수원 개발지 주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개발 자체가 진행될 수 없음을 명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영향을 받는 지역의 주민피해(규제 신설, 물이용 장애)가 없도록 한다’는 등의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주민피해에 대해 ‘최소화’도 아닌 ‘없도록 한다’는 것이 당시 위원회의 의결 사항이다.
환경부는 의결된 내용을 근거로 ‘타당성 검토 및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의뢰했고 올해 12월 조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해당 조사를 위해 환경부는 64억 원 가량을 투입했다. 아직은 취수장 개발 사업을 시행하기 전인 조사 단계에 있는 상태다.
합천군은 그간 황강 광역취수장 관련 군민대책위를 구성해 ‘환경부의 타당성 조사 과정 등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전초가 아니냐’는 취지로 전면 반대를 외쳐 왔다. ‘구렁이 담 넘듯’ 취수장 건설 단계로 흘러갈지도 모르기에 사전에 봉쇄를 한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군 관계자는 ‘주민 동의’를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임에도 불구하고 반대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고 했다. 합천댐 방류 사건 등으로 생긴 물 자원 개발에 대한 반대 정서, 취수장 건설 후 생겨날 상류원에 대한 막대한 규제, 용수량 부족, 근본적으로 낙동강 수질 개선이 먼저라는 것이 그 이유라고 했다. 이어서 환경부 측과 소통한 결과 “주민 반대가 있으면 철회”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받고 있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 사업을 무조건 방해하고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지역 간 상생이 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군 측이 내다하는 취수 가능량(19만 톤)과 정부가 추산하는 양(45만 톤)만 놓고 봐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듯 군과 정부 측의 이해관계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2년 전,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이던 이진애 교수는 “추후 사업들이 실행될 때, 지역민 등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이 보다 충실히 반영되고, 내실 있게 진행되어 오랜 염원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객관적인 주민 동의’가 전제되어야 함을 명시했지만 현재 합천군의 여론은 ‘전면 반대’의 분위기만 흐를 뿐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환경부가 64억 원을 들여 조사한 ‘타당성 조사’의 결과가 지역 여론에 어떤 작용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 차원의 통합물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물순환 체계를 확립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겠다며 2019년 출범했다.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통합물관리가 이뤄지도록 앞장서겠다며 ‘물 복지’ 실현을 위한 노력을 약속한 조직이다. 「물관리기본법」 제20조에 따라 ‘국가물관리위원회’를 두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4개 유역별로 유역물관리위원회를 설치,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공동 위원장 2인과 관계 기관의 장인 정부위원 14명과 대통령이 위촉한 민간위원 2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1년 6월 당시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한정애 전 환경부 장관이 공동위원장이었으며 ‘합천 황강 개발’은 ‘객관적인 주민 동의를 구할 것’이라는 전제로 조건부 승인된 상태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