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통신(17) 도전과 개척 – 손국복 시인
나는 지금 성간 우주를 날고 있다
헬리오시스 이 곳은
춥고 어둡고 외롭고 두렵다
회오리 목성
오색 목걸이 토성
천왕성 해왕성 얼음골 지나
수많은 행성과 떠돌이 별 사이로
아버지 어머니 얼굴
가물가물 보인다
창백한 푸른별 떠나온 지
사십 오년
태어나 죽고 다시 사는
아름다운 우리별
수많은 언어
노래와 아기 울음
우주에 전하고자
내 몸에 칩을 박고
마지막 사력 다하고 있다
두려움 넘어
용맹한 호기심으로 무장한
처녀 비행이 차라리
가뿐하다
어차피 한 번 살다 먼지로
흩어질 몸
보이저
나의 이름처럼
여행자 개척자 되어
영원한 자유와 해방구를
찾아 나선지도 모른다
종착점이 시리우스가 될 지
센타우리로 갈 지
나도 모른다
돌아가지 않으리
싸우고 뺏고 미워하다 죽어가는
인간 세상보다
평등하고 결핍 없는 무변광대
칠흑의 영혼이 오히려
평온하다.
알 수 없지
천운이 닿아
은하 어느 별에서
무지개 탄 외계인을 만나
지친 방문객을 환대해 줄
기적 일어날지는.
*헬리오시스: 태양권의 덮개.
태양계의 끝 가장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