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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장마…건설 현장 토사 1700톤 주택 덮쳐 ‘매몰’

‘물폭탄’ 역대급 장마로 인해 1973년 전국적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많은 누적 강수량이 기록된 가운데 관내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토사 1700톤이 유실돼 주택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월 17일 오전 11시 경 대양면 일대에서 건설 중인 ‘함양ㆍ창녕 간 고속도로 제8공구’ 건설 현장에서 성토된 토사 약 1700톤(시공사 추정)이 유실되며 공사 현장 인근 주택 1채와 창고 3채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중 주택 1채는 완파된 상태다. 공사 현장과 피해 주택 간의 거리는 불과 70미터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피해 건물엔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고 직후 인근 주민 3가구 4명은 2차 피해 우려에 주변 마을회관으로 대피하여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상태다. 본지는 피해 충격을 고려해 사고 발생 이후 만 하루가 지난 뒤에 대피한 주민들과 인터뷰를 시도 했다. 홀로 거주하다 대피했다는 박희영(가명, 88세)씨는 “방에 있는데 갑자기 산이 울리는 듯 요란한 바람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가보니 옆집이 흙으로 덮여있었고 불이 나고 있었다.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뛰쳐나온 이후 마을회관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다.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화재의 원인은 떠밀려온 흙으로 인해 가전제품이 충격을 받아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행히 쓸려온 토사가 박 씨 집은 피해간 상태다. 박 씨는 매몰된 이웃 주택에 사람이 상주하지는 않았지만 주말 주택 용도로 사용된 것 같다며 “주말에 사람들이 오면 같이 밥도 먹고 했는데 그 날은 비어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 말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현장의 성토된 높이는 약 15미터 가량 되었고 최근 흙이 떨어지거나 물이 고이는 등의 특별한 징후는 없었다는 게 공통된 증언이다.
완전 매몰된 건물은 완파된 상태로 복구가 불가능해 철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현장은 방수포가 설치 됐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배수로도 개설된 상태다. 하지만 물을 머금은 유실 토사 1700톤은 땅이 마른 후에나 정상 수습이 될 예정이다.
시공사인 K 기업 현장 관계자는 합천신문 본사를 직접 찾아와 시공 계획서와 안전 시험 성적서 등을 공개하며 설계와 시공 상의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K 기업 측에 따르면 유출된 토사는 약 2개월 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성토된 장소에서 쓸려 내려간 것이며 계속된 비로 인해 물을 머금고 있던 상태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즉, 함수율이 높아진 토사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쓸려 내려갔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관내 5개의 고속도로 건설 현장 중 유독 8공구에서 매몰 사고가 난 이유를 묻자 “토사가 무너진 장소는 대량의 비가 쏟아지며 2차적으로 용출수(지하수)가 발생해 추가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 용출수는 예측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복구 부분과 보상, 그리고 재시공 관련한 계획을 묻자 “피해 복구는 한 달 이상 걸릴 것, 발주사인 한국도로공사 측과 협력해 피해 주민들에게 확실한 보상을 할 계획이고 용출수 대비해 유도 배수 처리 시설 등을 보강하고 흘러내리는 토사가 아닌 양질의 재료를 사용해 재시공하여 고속도로 개통에 문제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종합해 보면, 사고 장소에 대해 올 연말까지 재시공을 완료할 계획이며 함양ㆍ창녕 8공구 공사 완료 시기(2024년 12월)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발주사인 한국도로공사 측은 조만간 사고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자체 조사에 나설 계획이며 재시공 관련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6월 25일부터 시작된 장마로 인한 관내 평균 누적 강수량은 7월 19일 00시 기준 542mm로 기록됐다. 군 안전총괄과 등 관계 부서는 폭우 피해 대비해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해 왔고 산사태, 사면유실, 축대 붕괴 등을 우려해 145가구 190명(7월 18일 23시 누적 기준)을 대피시켰다. 마을회관 등에 대피한 주민들은 군과 면사무소 등으로부터 식사 및 침구류 등 일체를 지원받고 있으며 재해요인이 해소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순차적으로 집에 돌아가게 된다.
/김호영 기자

8공구 공사 단면도와 성토 관련 검측결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