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예측…역대급 ‘세수 펑크’에 지자체 ‘날벼락’
군 예산 절반이던 지방교부세…약 550억 원 삭감 될 듯
비축 기금 투입해 진화 “재정 사업 중단 없다”
공무원 여비 감축, 동결…세출 구조조정 불가피
올해 정부가 걷어 들이는 세금이 59조 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덩달아 지방 이전 재원 규모도 대폭 삭감 돼 전국 243개 지자체 재정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 같은 역대급 ‘세수 펑크’로 인해 감액될 지방 재원은 내국세 결손 규모의 40% 선인 약 23조 원이다. 군은 전체 예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지방교부세 감액 소식에 ‘날벼락’을 맞았다며 비축된 기금 등을 활용해 긴급 진화에 나섰다.
지난 9월 18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당초 예상했던 400조 5천억 원보다 59조 1000억 원 가량 부족한 341조 4천억 원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14.8% 부족한 규모로 1990년(13.9%) 이후 가장 큰 오차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국내 자산시장 위축 등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실적이 급감하며 역대 최악의 ‘세수 펑크’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수 결손 59조 원 중 중앙 정부는 36조 원, 지자체와 교육청은 23조 원을 책임지고 메워야 하는 지경에 놓였다.
정부는 추경 예산안 편성 없이도 세수 결손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지방교부세에 상당 부분 의존해 온 지자체들은 당장 긴축 재정 돌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이번 사태를 두고 “현장을 제일 잘 아는 지자체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사실상 지자체 스스로 묘책 찾기에 나서야 될 판국이다.
교부세법 상 국세 수입 중 40% 가량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강제 할당되는데 이번 내국세 결손의 40%인 23조 원 역시 자동 감액되는 구조다. 이중 지자체 예산 규모의 큰 축을 담당해온 지방교부세(내국세의 19.24%+종부세 일부=약 20%)의 삭감 규모는 11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이를테면, 정부가 1억 원의 세금이 거둬질 것이라며 지자체에 약 20%인 2천만 원의 지방교부세를 할당하겠다고 했다가 세금이 덜 걷혀서 다 못 주겠다는 형국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 방침에 따라 예산과 사업 계획을 수립해 진행해 오던 지자체 입장에선 이른바 ‘돈 줄’이 끊기는 날벼락을 맞게 된 셈이다.
당초 군이 올해 예상한 지방교부세 규모는 총 예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3600억 원 가량이었다. 지방교부세 규모는 지자체 평가 등을 거쳐 결정되는데 군에 할당될 재원은 경남 내 군 단위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액수였다. 군은 이번 ‘세수 펑크’로 인해 감액되는 지방교부세가 약 550억 원 이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작년 기준 문화ㆍ관광 분야 전체 세출 규모(약 590억 원)와 맞먹는 액수다.
군은 지방교부세 감액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너무 큰 감액 폭에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군 기획예산담당관 관계자는 “날벼락 맞은 기분이다. 감액이 되어봤자 300억 원 대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큰 폭으로 감액되면 지자체 행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은 이미 계획된 사업들에 대해서 경중을 따지 돼 중단하거나 축소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군은 선제적 대응 방책으로 자제 비축해오던 통합재정안정화기금 550억 원을 사용하기로 긴급 결정했고 이 중 약 440억 원 가량을 이미 인출한 상태다. 현재 110억 정도의 기금이 남은 상태지만 잔고 ‘0’원이 찍히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군 예산담당 관계자는 “기금이 부족해 부채를 떠안거나 예정 사업들을 포기하려는 지자체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추가로 순 세계 잉여금(지자체들이 거둬들인 세금에서 지출 금액을 빼고 남은 돈)이 있어 마이너스는 안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내년에 쓸 돈이 부족하단 것이다. 예산을 늘려 재정 사업을 확장하려 했던 군 입장에선 난처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군은 기금 사용 외에도 공무원 여비 삭감, 공공운영비 및 부서장 업무추진비 등 행정 경비에 대해 전액 동결을 결정하고 세출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자체로서는 중앙 정부의 결정과 수순을 따를 수 밖에 없지만 역대급 세수 결손 트라우마로 인해 자칫 지자체 행정 추진력이 소극적으로 움츠려들진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