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쏙 들어온 책 (15) 김정룡,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삶이 소중하다”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창비, 2022)

적중면 상부마을이 고향이고 부산에서 일하고 있는 김정룡씨는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 아래는, 고향에 있는 어머니를 뵈러 올 때마다 은퇴 뒤 고향에서의 삶도 꿈꾸었다는 그와 지난 10월 26일(목)에 나눈 얘기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적중마을영상제작단 마을기록활동가를 맡고 있다.
추천하는 책은?
-정지아 작가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다. 웃다가 울다가,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한 채 밤을 꼬박 새울 정도로 재미와 감동을 받았다. 남북 분단, 좌우갈등, 전쟁, 양민 학살 같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무거운 주제를 빨치산 출신 부모님 특히 아버지를 중심으로 전남 구례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다루고 있다. 아버지의 일관된 삶은 전쟁 상처의 치유와 냉전시대 극복 그리고 사상과 이념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있음을 현실에서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외 남기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이 소설은 실제로 작가의 부친 장례식을 소재로 하고 있다. 소설 속 다양한 조문객이 등장하면서 스물다섯 장면이 교체되고 이를 통해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미지는 고인과 직간접으로 얽혀 있는 조문객의 기억과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구축된다. 상주인 화자가 조문객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유물론을 신봉한 사회주의자 아버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아버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사회는 보수 진보 간의 끝없는 대립과 갈등, 해묵은 반공주의의 재등장으로 이념 논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소설에서 아버지가 주는 ‘사상과 신념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메시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남겨준다. 소설 속 아버지 세대가 못다 이룬 미완의 과제는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박수경 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지원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