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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합천황토한우=K한우’… 청년농들이 있었다!

“더 넓은 세계 시장 진출? 시간문제”

관내 현재 소 사육 농가는 경남도내 1위 규모인 1393곳이며 4만 1583두에 달한다. 특히 합천은 우량 암소(엘리트카우) 보유 두수가 717두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출하 평균 도체중(492kg)도 전국 평균에 비해 30kg가량 높게 나오는 지역이다. 게다가 전체 군민 인구수를 넘어서기 시작한 소 두수를 감안할 때 이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선 민‧관이 합치된 체계적인 전략이 더욱 필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군이 합천축협에 운영 관리를 맡기며 1998년 정식 상품화된 합천황토한우 브랜드가 최근 K 한우로 급성장한데에는 고품질 한우를 공급해 온 각계 농가들의 크고 작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합천황토한우를 두고 전통 축산 농가의 희생은 물론, 청년농업인들의 이유 있는 도전이 주목되고 있다.
본지는 축산업에 뛰어든 후 6년 만에 한우 사육 규모를 다섯 배나 성장시킨 청년농업인 변세호 대표(41/세호농장)를 만났다. 지난해 만들어진 청솔모(청년 한우인들의 솔직한 모임)의 회장이기도 한 변 대표는 합천황토한우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최전방에서 직접 한우를 키우고 있는 현역이다. 그는 소 사육도 치밀한 ‘경영’에서 승패가 결정된다고 했다.

Q. 먼저 농장 규모부터 소개해 달라
변: 전체 축사 규모는 1300평정도 된다. 한우 보유 두수는 총 212두(1월 16일 기준)로 관내 상위 1~2%내에 드는 대농이라고 할 수 있다. 번식우가 129두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합천황토한우라고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거세우(고급육)가 63두 그리고 송아지들이 20두 있다. 출하 기준해 평균적으로 연매출 3억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사실 이정도 두수를 가지고 출하 운영만 잘 된다면 연 6억 원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까지는 두수를 늘리고 있어서 출하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Q. 언제부터 한우 사육을 시작했나?
변: 태어난 곳은 합천이지만 성인이 되어 도시에서 10여년 직장생활을 하다가 2018년에 귀농하면서 한우 사육을 시작했다.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아버지도 축사를 하고 계셔서 진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건 사실이라 후계농 개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엄밀히 말해 독립농에 가깝다. 사업 초기엔 관내 전체 한우 사육 규모도 지금의 절반인 2만 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엔 우리 축사 크기도 현재의 반이 되지 않았다. 당시 40~50두 정도 암소를 가지고 번식 위주로 운영했었다. 출하를 최소화하고 자본을 투자하며 계속 키워나갔었다. 초기 2년 정도는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어서 상당히 힘들었다.

Q. 현재 두수로만 봐도 약 5배 성장했는데 비결은 뭔가?
변: 절실함 같다. 젊은 나이에 귀농하며 가장으로서 생업이라는 무게를 지고 있었고 도전해서 성공해보겠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다 보니 성장에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예전 어른들은 생활의 하나로 소규모 축사를 운영했다면 나는 직업이란 개념을 세웠고 자금 흐름을 우선 고민한 경영마인드가 보탬이 된 것 같다. 언제 돈이 들어오고 언제 돈이 나가는지를 모르면 자금회수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결국 제값 받지 못하며 출하에만 급급해질 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러면 등급도 잘 받지 못하게 되고 수익에도 차질이 생기기 마련이다. 양질의 고급육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자금의 흐름을 잘 이해한 치밀한 경영 작전을 세워왔다. 우리 농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거세우들은 출하 시 도체중이 500kg이상이었고 항상 투플러스(1~9등급제 중 7등급 이상) 등급을 받아 왔다. 관내 청년농들은 대부분 다 이렇다고 보면 된다.

Q. ‘합천황토한우’가 왜 명성을 얻었다고 생각하나?
변: 일단 어느 지역 한우보다 크기가 월등히 크다. (기여도 면에 있어) 흑인이 운동을 잘하듯 전국적으로 우량 암소 보유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에 근거해 소의 자질 50, 합천황토한우 전용 사료가 20~30, 농장주의 노력이 20 정도 되지 아닐까 싶다. 또한 업계에선 군과 축협의 지원도 전국적으로 가장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특히 사육 특성 상 연중무휴 노동력을 가동해야하는 한우 농가를 상대로 합천축협 도우미들이 일정 기간 대신 일을 해주는 ‘한우도우미 지원사업’을 군에서 펼치고 있는데 덕분에 우리도 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삶의 질이 나아진 것 같다. 이런 사업은 계속 이어가 주면 좋겠다. 최근 외지의 지인들이 ‘한우 키울 곳 없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만 봐도 합천은 한우 사육에 있어 ‘핫’한 곳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명성을 얻은 건 한마디로 민과 관이 잘 결합된 성과라고 말하고 싶다.

Q. 청솔모(청년 한우인들이 솔직한 모임) 회장으로 알고 있다. 모임 소개를 해 달라.
변: 군에서 청년축산농 아카데미를 개설했었다. 거기서 만난 분들과 정보 교류 차 만들어진 모임이다. 20대~40대까지 45세 미만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 대부분이 ‘경영마인드’에 중심을 둔 축사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십여 명 정도 추가로 가입하셔서 현재 30명 정도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에 모임이 꾸려진 뒤 청년농 컨설팅 지원을 해주는 등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올해도 군 지원을 받아 교수 등 전문가를 초빙해 한우 농가들을 상대로 ‘방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이를 계기로 합천황토한우가 좀 더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두 이상의 한우를 사육하는 변 대표지만 결국 소비자다. 지인들이 합천을 찾을 때마다 합천황토한우 대접이 일상이 되었다는 변 대표, 비록 ‘거금’이 깨지지만 그럴 때 마다 한 번 더 합천황토한우를 알리게 되는 것 같다며 소탈한 미소를 지었다.

Q. 합천황토한우가 대한민국을 넘어 K 한우로 성장하고 있다. 어떤 마음인지 궁금하다.
변: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 일본 와규보다 우리 한우가 훨씬 맛있고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홍보가 부족할 뿐 더 큰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본다. 한우 사육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판로는 수요 공급 측면에서 볼 때도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Q. 목표는 뭔가?
변: 50세 이전에 400두 이상 한우를 보유하는 게 목표다. 그러면 연 10억 원 매출은 거뜬할 것으로 본다. 몇 년 운영해 보니 이제 감도 잡힌다. 초심을 잃지 않고 도전할 계획이다. 합천황토한우를 알리는 분야라면 어디든 나설 계획이다.

Q. 한우 사육에 도전하려는 청년농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변: 많이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참고 노력하면 분명 꿈은 이뤄진다. 진짜 단단한 각오를 가지고 이거 아니면 죽겠단 생각으로 덤벼야 하고 밤잠 낮잠 못잘 각오도 해야 한다. 회사 생활도 다 그렇지 않나? 3년만 견뎌봐라 그럼 돈이 생길 것이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