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사건|문준희 전 군수 “A 씨와 호텔 ‘호’자도 꺼낸 적 없다” 단언
[단독] 알선수재 혐의 언론인 A 씨와 잘 아는 사이 인정
2021년 정치자금법 재판 과정에 접근했다는 A 씨
“법적 조언 받았을 뿐…부탁 들어줄 관계 아니다“
“내가 국밥 사줬음 사줬지 무슨 돈을 받겠나”
2심 선고일과 같은 날 승인된 PF 대출…군 “민감한 사안”
손실에 따라 법적 책임 예상한다는 文…“구상권 청구, 배임죄도…”
문준희 전 군수가 영상테마파크 호텔 사건 관련, 특가법상 알선수재죄 등의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언론인 A 씨와의 관계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문 전 군수 주장은, A 씨와 알던 사이는 맞지만 대화 과정에서 호텔의 ‘호’자도 거론된 사실이 없다는 게 주요 골자다.
A 씨는 PF 대출 자금조달계획이 승인됐던 지난 2021년, 호텔 시행사 실사주 K 씨로부터 호텔 관련 군‧군의회 주요 결정 사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부탁과 함께 대가로 7천만 원을 챙긴 혐의(특가법 알선수재죄 등)를 받고 있다.
해당 공판 등을 통해 언론인이었던 A 씨가 당시 군수(문준희) 및 군의원들과의 ‘친분’이 언급되자 이들 사이 어떤 관계가 형성됐었는지, A 씨의 영향력이 실제 작용됐었는지, 추가적인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등 온갖 의문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K 씨는 관련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A 씨도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상태다.
본지는 의혹의 중심에 있는 문준희 전 군수와의 통화(지난 4월26일)를 직접 시도했다. 문 전 군수는 A 씨 실명을 거론하자 고민 없이 누구인지를 안다고 말했고 현재 그가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는 소식도 인지하고 있었다. 취재가 이뤄지는 동안 문 전 군수는 회피하거나 거부감을 표시 않고 모든 질문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대했다.
다음은 문 전 군수와 기자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문답의 내용과 순서 조정 등 일부 재구성이 이뤄졌다.)
Q. A 씨와의 관계를 설명해 달라. 문: “A 씨와 잘 아는 사이는 맞다. 정치자금법 1심 판결이 있고 나서 군수실에 찾아왔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법적인 의견을 전해주곤 했다. A 씨는 내 사무실을 1년 정도 드나들며 ‘변호사는 판사와 잘 아는 사람을 써야 된다‘는 등 대처 방법과 법적 자문을 해줬다. 그러다 2심 판결 이후엔…봤었나…아마 2심결과 이후엔 만난 일이 없지 싶다. 내 재판이 3심까지 갔지만 그땐 A 씨의 (3심 특성 상) 자문이 필요 없을 때였다.”
Q. 관계가 없던 A 씨가 무턱대로 군수실을 방문했다는 말인가? 그런 A 씨와 법적 자문 관계를 이어간 이유는 무엇인가?문: “기자 명함 들고 못 들어갈 곳이 있겠나, 기자 신분으로 차 한잔 하자면서 찾아 온 것이다. 당시 항소‧상고 용어를 모를 정도로 법에 무지했던 나에 비해 A 씨는 법조인은 아니었지만 법에 대해 밝고 제대로 알던 사람이었다. 2심 전 까지는 내가 올인 했어야 했기 때문에 누가 와서 참고할 발언을 해주면 귀가 솔깃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A 씨가 무슨 의도로 나에게 접근했는지는 모르지만 순수한 의미로 나를 도와주려는 마음을 느꼈다.”
Q. A 씨와의 관계가 2021년 1심 판결 이후부터 시작해 2심 판결까지라고 했는데 이번 사건에서 언급되는 A 씨 활동 시기와 일부 겹친다. 호텔에 대해선 어떤 대화를 나눴나? 문: “A 씨 입에서 호텔 관련 ‘호’자도 나온 적도 없고 그런 대화를 서로 나눈 적도 없다. 정치자금법 관련해서 나눈 얘기 외엔 한 게 없다. 이번에 (호텔 사건 관련해서) A 씨가 구속되고 재판을 받는 단 보도를 접하고 나서 깜짝 놀랐고 ‘이 양반이 여기까지 엮였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 전 군수는 1심 선고 이후부터 2심결과가 나왔을 때까지 A 씨와의 만남을 이어갔었다고 기억했다. 문 전 군수 재판 과정과 호텔 주요 진행 흐름에서 확인되듯이 실시협약은 체결과 동의 과정 모두 문 전 군수 기억속의 A 씨 만남 시기와 겹치고 군의회 의결 상황과는 한 달여 간격이 발생한다.
앞서 검찰은 A 씨가 당시 공유재산 관리계획(군수 제출)이 군의회에서 심의 의결 될 수 있도록 K 씨의 부탁을 받고 알선 행위를 했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을 밝혔다. 2021년 당시, 군의회의 공유재산 관리계획 의결은 군과 시행사간 실시협약이 체결되기 위한 수순이었고 체결된 실시협약 문건은 PF 대출이 이뤄지는데 핵심적인 조건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문 전 군수 기억과 주장을 종합해보면 A 씨를 처음 만난 시기는 검찰이 언급한 군의회 의결 과정 이후가 된다. 이런 기억이 사실이라면 문 전 군수는 군의회 의결 과정에 있었다는 알선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 전 군수의 기억이 정확하다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문 전 군수는 자신의 재판 과정을 언급하며 A 씨를 1년 정도 만났다고 말했지만 실제 해당 구간은 6개월에 불과해 큰 차이가 있었다. 1심 선고 이후 2심 결과까지의 기간은 문 전 군수 자신의 정치 인생이 걸린 중요한 시기였다. 문 전 군수의 기억에 기준해, A씨라는 존재와 1년 정도 인연이 이어졌고 3심 과정에선 만날 필요가 없었다는 주장에 비춰볼 때 첫 대면 시기
가 1심 선고전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 이 경우엔 군의회 의결 상황도 A 씨와 인연을 쌓던 시기에 포함될 수 있다.
이렇듯 시점에 대한 문 전 군수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아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기간을 떠나 A 씨와 나눈 대화에서 ‘호텔’ 얘기는 전혀 없었다는 점은 여러 번 강조했다.다만, 이번 취재에서 군정 논의가 아닌 특정 기자와 자신의 개인 재판을 위해 사적 만남을 군수실에서 수차례 했었다는 점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Q. 친분 정도는 어느 정도였나?문: “중간 정도라고 봐야 할까. 정치자금법 재판 관련해 같이 고민해보고 같이 걱정해보는 그런 관계였다. 밖에서 만나서 식사를 같이 한 적도 없었고 친분을 이용한 부탁을 받은 적도 없다. 내가 도와주고 할 그런 게 없었다.”
Q. A 씨가 문 전 군수와의 친분을 이용했다면 어떤 식이었을 것 같나? 문: “…추리를 해봐야 되는데 아마 특정 군의원을 만나면서 ‘좀 전에 군수실에서 차 한잔 하고 나왔다’ 등 이런 식 이야기를 할 순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Q. A 씨 조언을 듣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그의 말을 실행에 옮긴 적도 있나? 문: “A 씨 말은 참고 정도로 들었다. 실제로 행동에 옮긴 건 없었다. 변호사 이름을 지명했는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주변에서 추천한 변호사 수만 해도 두 자리 수였다. 그 중엔 시행사 실사주 K 씨가 추천한 곽OO 변호사도 있었지만 사건을 맡기진 않았다.“
Q. 변호사 수임료도 거론하던가? 특히 호텔 사업을 벌이던 K 씨가 군 수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것은 수임료도 책임지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가?
문: “A 씨, K 씨 모두 수임료는 확실히 말하지 않았다. 수임료를 내줄 수도 있다는 건 질문하는 기자의 생각일 뿐 돈 얘기가 오고간 것도 받은 적도 전혀 없다. 내 통장에서 내 돈으로 변호사 비용이 나갔고 그 기록은 거짓이 없고 그대로 남아 있다.”
문 전 군수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재판을 위해, A 씨는 변호사 수임 방향을 말해줬고 호텔 시행사 실사주 K 씨는 특정 변호사를 추천해줬다고 털어놨다. 다만 변호사 비용 언급은 일체 없었으며 선임까지 이어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문 전 군수에게 K 씨가 변호사를 추천한 시기와 A 씨가 변호사 수임 방향을 언급한 시기는 K 씨가 문 전 군수를 알고 지낸 기간이 더 긴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치한다고 단정 짓긴 무리가 있다. 문 전 군수는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2019년 초, 간부공무원의 소개로 K 씨를 알게됐다고 밝힌 바 있다.
Q. A 씨 등으로부터 이익을 취한 게 전혀 없나? 문: “A 씨가 어렵단 소린 들었었다. 내가 국밥 한 그릇 사주면 사줬지 무슨 돈을 받겠나. 전혀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
Q. 같은 호텔을 두고 민선7기는 사업성을 보고 추진, 민선8기는 (사건 터진 후)사업성을 고려해 포기를 했다. 문제가 된 호텔의 사업성에 대한 현재 견해와 김 군수의 사업 포기 판단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다. 문: “당시(군수 재임 시절)에도 사업성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번 호텔 사업을 포기한건 김윤철 군수의 소관이다. 현 군수도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었을 것이다. 인연이 잘못되어서 일이 터진 것이지 합천엔 꼭 필요한 게 호텔 건립이다. 지금이라도 제력가가 있다면 지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Q. A 씨는 알선수재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재판 중이다. 문 전 군수가 알선 대상이라면 수사 대상에도 올랐을 법하다. 호텔 사건 관련해 경찰(경남도경)의 조사를 받았나?문: “감사원 조사만 한 차례 받았을 뿐 경찰 조사는 아예 받지도 않았고 (조사 차) 출석하라는 통보도 받지 못했다. 내가 알기론 감사원 조사 내용이 경찰로 넘어간 뒤 수사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과정이 늦어지는 것 같다.“
Q. 그간 도의적 책임에 대해 주로 언급해 왔던 것으로 안다. 현 시점에서 본인의 책임은 무엇이라고 보나?문: “내가 (호텔 사업 실시협약)결재를 한 것이니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적인 연루 같은 건 전혀 없다. 다른 건 아무리 찾아봐야 먼지 하나 나올 것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군이 금융사 등과 붙은 싸움(민사)에서 얼마나 이겨낼지에 따라 최종 결재권자였던 나에게도 죄가 있지 않겠나 싶다. (피해가) 최소화되면 죄가 약해질 것이지만 손해를 많이 본다면 군이 나에게 구상권도 청구할 것이고 나아가서는 국고 손실에 대한 배임죄 얘기도 가능할 것 같다.”
30여 분간 이어진 본지와의 통화를 종합해보면, 문준희 전 군수는 군수실을 드나들던 A 씨와 자신의 송사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았다며 잘 알던 사이였음은 인정했다. 문 전 군수와 A 씨 관계가 형성된 시점(文 주장)이 A 씨가 호텔 관련 알선 활동을 했다는 시기와 일부 겹치지만 호텔 관련 대화는 전혀 나눈 적이 없다고 문 전 군수는 주장했다.
A 씨가 구속돼 재판 받는단 소식을 듣고서야 A 씨와 호텔과의 연관성을 알게 됐다는 문 전 군수의 말은 당시 A 씨와 K 씨 사이의 관계도 몰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시행사 실사주 K 씨는 비슷한 시기 군‧군의회가 키를 쥔 호텔 관련 주요 사안을 A 씨를 통해 해결하려했다는 취지의 검찰 공소사실을 인정한 상태다.
이 같은 입장들이 동시에 성립하기 위해선, 시행사 실사주 K 씨는 A 씨에게 호텔 관련 알선을 부탁했고 A 씨는 군수실을 6개월 내지 1년 간 수시로 드나들면서도 문 전 군수에게 ‘호텔’이란 단어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어야 한다.
취재결과, 공교롭게도 문 전 군수 2심 선고일과 군의 PF 대출 승인 날짜는 2021년 12월 8일로 같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문 전 군수는 1심에 이어 2심까지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고 상고를 포기할 경우 군수직 상실은 물론 결재권도 동시에 사라질 수 있는 위기에 처했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고 의도가 있을 수도 있으며 재판 일정이 정해지기 전부터 이미 확정된 대출 승인 계획이었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대출 승인 날짜가 지정된 배경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의문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다. 감사원 감사 등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군 관계자에게 PF 대출 승인 날짜가 정해진 배경과 군수 인지 하에 결재된 사항인지 등에 대해 자세히 문의했지만 “개인 신상 부분과 걸려있고 소송 등에도 영향 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군 측 또 다른 관계자는 PF 대출 승인은 금융사에 해당 내용이 공문 형태로 통보되는 형식이고 ‘합천군수’가 찍혀서 발송(전자문서-전결 형태) 된다며 대출 승인 다음날인 12월 9일, 시행사 측이 백억 원이 넘는 대출금을 일차로 받아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군 관계자는 “실제 문 전 군수가 승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이날 승인에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서 들여다보기 위해 감사 기간도 길어진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덧붙여 문 전 군수가 호텔 사건이 흘러갈수록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말도 전했다.
문 전 군수는 결국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기각 되며 군수직을 잃었다. 다시 말해, 항소심 판결 이후 대법원 결정이 나오기까지 약 100일 동안 결재권을 가진 군수직을 이어갈 수 있었다. 문 전 군수는 대법원 결과가 나오기 전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추진 중인 많은 사업들이 있어서 계속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1년은 문 전 군수 재판(1, 2심), A 씨의 등장, 호텔 관련 공유재산 관리계획 의결, 실시협약 체결, PF 대출 실행 등 여러 가지 일들이 혼재된 시기였다.
문 전 군수는 이번 사건에서 유착이나 연루된 부분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국고 손실 규모에 따라 결재권자로서의 법적 책임과 처벌은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군수직을 박탈당한 뒤에도 대출금이 일부 빠져나갔다며 책임져야 할 범위를 가릴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문 전 군수는 군이 금융사 등을 상대로 호텔 관련 채무를 다투고 있는 민사소송(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원고: 합천군, 피고: 금융사 등)에서 원고의 보조참가 자격으로 재판에 임하고 있다. 4월 18일로 예정됐었던 해당 재판 변론기일(3차)은 5월 23일로 변경됐다가 6월 13일로 재차 미뤄졌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