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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며느리의 진정한 효도 – 정개모 합천군 문해강사

5월은 가정의 날, 스승의 날, 어버이날 등 모두 효성에 근접한 시점이다.
조선 마지막 순종 임금 때 충청도 단양군에 어렵게 살아가는 삼부자가 있었다. 아버지는 일찍 부인과 사별하고, 장남은 품팔이 등으로 가정을 꾸리며, 차남은 지적 장애자였다. 어느덧 장남은 성장하여 인근 최 참판댁 여종과 혼인을 하여 며느리는 시아버지와 시동생 수발에 정성을 다하였다. 어느 날 최 참판이 영전하여 한양으로 이사 간다며 그 집을 아주 헐값에 매각한다는 소문을 듣고 장남 부부가 그 집을 매입하게 된다. 며칠 후 며느리가 빨래터에 가던 중 어느 담장 뒤에서 “최참판댁 이사 온 사람이 과연 그 집의 흉측한 내막을 알고 이사 온 것일까”하는 아낙들의 조롱하는 말이 들렸다. 내막인즉 최 참판 댁은 3남매를 두었는데 첫째 딸도 둘째 딸도 모두 두 달 사이 보름날 별채에서 목에 상흔(傷痕)을 입고 죽어, 혹여 아들마저 죽을까 봐 급하게 한양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 집 내막을 모르는 장남이 헐값에 이 집을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장남 부부가 이사 온 며칠 뒤 작은 아들과 같이 사는 시아버지가 갑자기 큰 사고를 당하여 장남 부부가 사는 집 별채로 모시게 된다. 그때부터 며느리는 시아버지가 밥을 많이 먹는다, 똥 냄새가 난다, 바지에 오줌을 싼다는 등 그럴 때마다 작은 아들 집으로 돌아가라고 아주 몹쓸 구박을 하였다. 어느 날 장남이 품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가 아버지를 구박하는 장면을 보고 부부 싸움이 벌어졌으나 결국 아내에 못 이겨 아버지를 동생 집으로 돌려보내게 되었다. 한참 후 큰아들은 아내 몰래 옷가지와 음식 등을 챙겨 동생 집에 가서 아버지께 봉양하고 돌아오는데 동생이 하는 말이 밤마다 누군가가 맛 좋은 음식과 옷을 갖다 놓아 걱정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이상한 일이라고 말하였다.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별채가 비어 있는데 산적 두목이 몰래 그 집 별채에 들어가 잠을 자다가 며느리에게 발각되었는데 목에 상처를 입고 죽어 있는 것이다.
며느리는 즉시 관가에 신고하여 시신을 수습하고 매달 보름날만 되면 별채에 잠을 자다 사람이 죽는 까닭을 알고 싶어, 다음 달 보름날 며느리는 비장한 각오로 별채에 들어가 이불을 둘러쓰고 잠을 자는 척 앉아 있었다. 자정이 되자 휭-휭- 하는 오색 바람이 불고 방문이 열리며 험상궂은 구렁이 한 마리가 다가오면서 말하였다. “나는 이 집을 지켜주는 천년 묵은 구렁이니라. 이 별채를 지어 주춧돌 아래 통로를 막는 바람에 지금 내 새끼 3마리가 꼼짝을 못 하고 있다. 그래서 너도 내 몸을 너의 목을 감아 죽여야겠다”라고 하면서 으르렁 그리며 다가온다. 하지만 며느리는 더욱 당당한 태도로 그렇다고 계속 사람을 죽이면 되겠느냐, 내가 주춧돌 아래 통로를 열어 편안하게 해 줄 것이며 너의 소원을 풀어주겠으니 나를 믿고 물러가라고 타이르자, 구렁이는 한번 믿어 보겠다며 천천히 물러갔다. 밤을 새우고 아침 일찍 별채 주춧돌을 걷어내니 뱀 굴속에 구렁이 새끼 3마리가 반갑다는 듯 소용돌이치면서 굴속을 빠져나오게 되었다. 그 뒤에는 별채에 잠을 자도 무난하였으며 만일 시아버지께서도 별채에 기거하다가 목전에 보름이 다가오는데 죽을 수 있어 부득이 가혹한 태도로 시동생 집으로 돌려보낸 뒤 아무도 몰래 시아버지께 봉양할 음식과 의복을 갖다 놓았다는 등 이와 같은 일련의 모든 사실을 가족들께 말하자 시아버지도 감동하여 눈물 흘려 며느리를 사랑하고 진정 어린 며느리의 효성을 알게 되었다는 충청도 단양군 영춘 고을의 설화이다. 아마도 그 후부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란 말이 생긴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