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통신(60) 아픈 세상 – 손국복 시인
이 아픈 세상
시가 무슨 소용이냐
이 절박한 시대
노래가 무슨 대수냐
물에 빠져 죽고
불에 타서 죽고
포탄 맞아 죽고
뛰어 내려 죽는
험난한 세상에
무엇이 구원인가
죽음은 저 멀리 있다고
나와는 상관 없는 딴 세상
이야기라고 여기면서
혈육 떠나고 친구 보내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대들 사라지는 것
매일 매일 듣고 보면서
문득
죽음은 내 안에 같이 지내는
동반자
생과 사가 종이 한 장
호주머니에 들어 있어
꼼지락거린다는 엄연한 인식 앞에
아프고 저린 시간 사이 사이로 보이는
나무 풀 꽃 개미 하늘 구름 별
모두가 새롭고 감사한 존재
그리고 한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