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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역사다(46) 우리나라 정치의 현주소 – 권길홍 수필가

내가 자주 읽는 로마인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오늘의 글을 시작하려 한다.
우리들이 잘 아는 키케로는 그 격변의 로마사에서 어느 만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 내가 자주 인용하는 나이가 들어 정원을 가꾸는 일은 건강에 좋다는 키케로의 글! 물론 과문한 내 얘기지만 카이사르와 몇번 만나고 책을 저술했다는 정도에 다재다능한 기회주의자, 키케로! 그러나 카이사르니 나중에 아우구스투스로 불리는 옥타비아누스는 너무 유명하니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지만 술라니 호민관을 했던 크라수스 형제의 일반 백성을 위한 일에 전력투구하고 심지어 자기의 목숨까지 주저없이 내던지는 이런 큰 흐름속에 키케로는 없다.
누가 역사를 움직였는가?
그저 자신의 생각대로만 편하고 안일하게 살면서 역사라는 큰 대의에는 관여하지 않고 살아갔던 로마의 일부 지성인들과 권력자들!
그 웅대무비했던 로마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잘 아는 그대로 군주정의 수동적인 역할밖에 하지 않았던 키케로였다. 자신의 일신만을 위해 살았던 대표적인 인물로 역사 속에서 그려지고 후세의 우리에게 남아있다면 과연 잘한 일일까.
지금 현재 우리의 역사속에 누가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변화시키는가? 이런 얘기에는 빠질 수 없는 우리 정치인의 많은 사람들이 역사관이 없다고 해야 할까, 이 증거가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한다면서 이념에만 매달리고 자신의 패거리에만 집착하고 나라와 민족에 대한 관심이나 사랑이 없이 이념에만 사로잡혀 있는 정치인들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의 변화와 같은 주변상황적 요소에는 아예 무관심하고 우리 사회가 처한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까지 보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이 정치인이라 할 수 있을까?
중국이 피로 점철된 민족대장정이라는 그 엄청난 사회주의의 흐름을 겪었으면서도 저 거대한 다수의 인민들을 뭉치게 하여 공산당이라는 이념에서 용하게 빠져나와 어떻게 시장경제제도를 접목시켰는지, 또 우리가 잘 아는 등소평이라는 집권자는 왜 박정희에 관한 모든 책을 전부 구해오라고 해서 읽고 배우면서 진심으로 존경하여 중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박정희를 깊이 배워서 자신의 통치에 적용했는지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 정치인들, 아직도 독재자라고만 알고 있는 무지한 사람들, 그리고 국수주의적이고 천황을 유일신으로 받들어 모시듯 했던 일본이 미국과 손을 잡고 나아가면서 어떻게 세계를 요리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정치를 한다면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 정치인들은 너무 좁은 눈으로만 정치를 하고 너무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 오히려 보수나 진보의 어떤 부류는 이념은 없이 되는대로 자리만 차지하면 돤다는 식으로 정치속에 함몰되는 너무 소극적인 정치인도 있다.
어떻게 정치를 하려고 나선 사람이 역사를 모른다는 게 맞는 말인가.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도외시하면서 정치를 할 수가 있을까?
내가 잘 인용하는 단재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했는데 우리 정치인들에게는 역사지식이 부족한 건 물론이고 역사의식마저 너무 결여된 걸 볼 수 있다.
역사에 무관심하면서도 지금 직면한 변화의 바람을 인식하고 자기일을 잘 처리하는 소수의 정치인이 있기는 하지만 몇몇의 소수로만 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는 거 아닐까. 역사를 알고 우리 사회의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우리 정치에 들어가야 한다.
정말 키케로가 될지 호민관 크라수스가 될지 아니면 역사의 큰 물줄기를 돌려놓은 아우구스투스가 될지 또 이 아우구스투스의 양아들로 속물과 같은 원로원의원들과 일일이 입씨름하며 정치하기 싫어 카프리 섬으로 도피하여 원격으로 로마를 움직이면서도 후대에 훌륭한 장군들을 길러낸 티베리우스 황제처럼 정치를 하는 사람이 될 건지 당사자인 자신이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