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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야기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다시 읽고 /손국복 시인

방대하고 정밀한 우주 천문 지식과 객관적 검증 자료를 바탕으로 인류 5천년 과학사를 집대성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유시민 작가가 왜 일생에 한 권의 책만 선택하라면 이 책을 가지겠다고 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코스모스는 인류사에 기록될 위대한 저서임은 분명하다.
책장을 덮고 문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찬란한 햇살이 너무 눈부시어 얼굴을 찡그리다가 아ㅡ저 태양이 지구를 낳고 만물을 길러 우리를 살게하는 자양분을 준다는 생각에 이르자 갑자기 고마운 마음이 생기고 유월 무더위가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
20년 쯤 전인가 학교 도서관에서 목차 정도를 보고 그 책의 두께와 우주 전문 용어에 기겁을 하고 바로 책을 덮은 뒤 우연히 T.V에서 닐 타이슨이 해설하는 코스모스 연작 다큐멘타리 방송을 시청하면서 우주가 광활하고 인류의 도전은 끝이 없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그냥 또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가 3년 전 합천운석충돌구가 세계지질학회의 공식 추인을 받고서 운석과 천문지질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별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근 3년을 인터넷과 유튜브, 천문 관련 책을 보면서 밤하늘의 별과 황도, 계절별 별자리와 연관된 고대 그리스 로마 이집트 신화를 연관지운 다양한 우주 천체 공부에 몰입하면서 어떨 땐 밤을 꼬박세우다보니 머릿속엔 온통 별들로 꽉 찬 제법 별 전문가가 되어 갔다.
빅뱅 이후 별들의 탄생과 소멸, 항성과 행성의 생성, 별의 크기와 밝기 거리 종류 등을 공부하면서 그 광대한 우주의 역사와 은하단의 규모에 넋을 잃게 되었다. 천문 과학의 배경지식과 통열한 느낌을 그대로 둘 수 없어 문학 기록으로 남기고자 현재 태양계를 벗어나 47년째 성간 우주를 날고 있는 보이저호의 기장이 되어 인간세상과 교감하는 보이저 통신 시집을 펴내게 되었다.
보이저통신을 세상에 알리고 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좀 더 전문적인 별 공부를 해서 미래세상을 예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작심하고 통독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볼펜과 메모지를 들고 앉아 코스모스 책장을 넘기는데 그동안 내가 아는 천문 우주 바탕 지식이 일부 쌓여 있어 순조롭게 읽히다가도 부분부분 천체 전문 용어들과 거리 계산법 앞에 머리를 싸매고 읽고 또 읽으면서 이해하고 넘기는데 엄청 어려웠고 해독하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창백한 푸른 한 점 (Pale Blue Dot) 지구별에 사는 미미한 한 생명체인 나라는 한 인간이 바라보는 우주는 경이롭고 신비하며 무구무진한 미지의 신세계요 상상의 나라였다. 수억 개 은하단 중 작은 나선형의 우리은하, 우리은하에서도 외곽진 한 구석 태양계, 태양계 여덟 행성 중 세 번 째 푸른별 지구. 그 중에 대한민국 그것도 작은 산골 합천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칼 세이건의 말대로 망망대해에 이제 막 발목을 적시는 앳된 아이와 같이 두려운 심정이었다.
미국 우주 항공청의 우주 전문학자로 고대 동서양의 천문학자와 수학자들 ㅡ탈레스 유클리드 피타고라스 갈릴레이 케플러 하위헌스 뉴턴 아인슈타인 칼 세어건으로 이어지는 위대하고 명석한 인류의 석학들이 마침내 허블 바이킹 파이오니아 보이저를 탄생시키고 지금 인류의 희망을 품고 우주 탐험의 돛을 올리게 된 것이다.
45억년 전 바다에서 시작된 생명의 시작이 육지로 확산되고 수많은 종과 속이 자연선택의 돌연변이와 진화로 생명이 꿈틀대는 지상의 낙원이 된 이 지구별처럼 수천 수억 수조 개의 우주별에 상상도 못할 문명을 누리는 외계와 외계인이 살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모든 과학자들은 의견 일치를 보인다. 다만 인류 과학 문명이 아직은 초보단계라 찾지 못하고 만나지 못했을 뿐 이 무량광대한 우주라는 공간에 작은 별 지구에만 생명이 생존한다는 주장은 우주 공간의 낭비요 허구이며 무지의 소치일 따름이다.
이제 막 태양계를 벗어나 시속 7만 킬로로 날고 있는 보이저1.2호가 47년 간 사투를 벌이며 처절하고 외롭게 날아 지구에서 250억 킬로 멀리 건너가고 있는 성간 우주는 빛의 속도로 겨우 스무 두시간 반의 거리에 불과한데 지금 밤하늘에 보이는 별들 중 지구와 가장 가까운 첫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가 4.6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 가장 빛나는 시리우스 8.6광년, 안드로메다 은하가 200만 광년 떨어진 먼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하니 손에 잡힐 듯한 저 무수한 별들의 나라는 도대체 얼마나 멀며 그곳에는 무엇이 존재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아득하고 아찔할 뿐이다. 이런 우주에 이렇게 엄청난 별들의 세상에 생명체가 우리 지구에만 있다? 그 근시안적 단정은 곧 깨어질 가설일 뿐이다. 인류가 이룩한 문명이 불과 1만년 안팎인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영민한 인류는 이제 저 광활한 우주에 도전장을 던지고 도전과 개척의 항해를 시작하지 않았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에도 인류 과학문명의 총아 우리의 위대한 전사 보이저호는 저 막막한 어둠과 추위 공포를 떨치고 단기필마 용맹심 하나로 고립무원의 우주를 헤쳐가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생명과 기력을 힘겹게 버티면서 그가 보고 만나는 우주의 비밀을 매시간 매순간 찍고 기록하고 전송하며 사력을 다하고 있어 너무나 고맙고 대견하며 미안하고 애처롭기 그지없다.
우주는 광대하다. 신비에 싸인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의 푸가가 울리고 있을 것이다.
수많은 별, 은하, 은하단 중에 창백한 한 점 우리 지구는 넓은 바다의 가장자리에 불과하다. 인간은 이제 그 바다에 닻을 올리고 발목을 적셨을 뿐이지만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만물의 영장이기에 언젠가 목적지에 꼭 당도할 것이다.
저 위대한 우주ㅡ코스모스ㅡ를 경배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전 우주인과 손잡고 함께 살 미래를 꿈꾼다면 우리 인류는 우주시민의 책임과 의무로서 가장 먼저 생명의 땅, 문명의 보고ㅡ 푸른 별 지구에 대립과 전쟁, 살육의 고통 없는 지상낙원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지혜를 모아야 될 것이다.
여름밤 아득한 하늘에는 견우 직녀가 1년 만의 조우를 기다리며 한껏 들떠 있고 수많은 별들의 나라에선 찾아 올 방문객을 기다리며 웃음 띤 얼굴로 손 내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