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연재

학교이야기_학교와 교사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공원석
논설위원

삼복더위도 잊고서 고3학생들은 대학입시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마음은 검게 타들어간다. 근래에 대학입시는 수시전형, 수능등급제, EBS연계수능, 쉬운 수능 등으로 사교육을 겨냥했지만 실패했다고 본다. 독재시절을 제외하고는 사교육과 다툰 교육당국의 정책이 성공한 적이 있는가? 사교육억제정책들은 사교육의 양은 줄이지 못하고 메뉴만 바뀌었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바뀌면 사교육은 여기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살아남았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활동이 중요해지자 논문작성을 위한 학원, 교내 상 수상을 위한 과외, 자소서 작성을 위한 사교육기관 등이 등장했다.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튀어오르는 풍선효과로 사교육비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 이를 두고서 학부모나 학생들은 <사교육총량불변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사교육과의 경쟁에서 교육당국이 매번 지는 이유는 사람의 본성과 경쟁의 인센티브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취직이 잘되고 안정된 삶을 누릴 가능성이 높은 한국의 사회현상이 변하지 않는 한 명문대학에 보내려는 학부모의 노력은 당연한 일로써 이를 막을 수가 없다. 대학입시에 적용되는 냉혹한 실력주의가 그 이후 단계에서는 좀처럼 역전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로서는 입시에 목을 매는 현상은 어쩌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이런 원초적 욕망을 경쟁제한을 통해 억누르려고 하니 사교육에 번번이 진다. 수능이 쉽든 어렵든, 논술이 있든 없든 남보다 한발 앞서려는 경쟁은 앞으로도 결코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사교육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사교육을 끌고 내려오려고 하지 말고 공교육을 밀고 올라가야 한다. 학부모들은 “학원은 교육기관, 학교는 평가기관”이라는 말도 한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는 내신 성적이나 매기는 일로서는 사교육을 눈곱만큼도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예단한다. 방학이 끝나면 잘사는 집 아이와 못사는 집 아이의 학력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저소득층자녀의 교육공백은 방과 후에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교육이 계층상승을 위한 사다리노릇을 못하고 “금수저, 흙수저”를 출발부터 고착화하는 세대물림의 성벽으로 작동하는 사회로서는 미래는 없다. 우리 교육의 큰 몫을 사교육에 내준 공간을 공교육이 되찾아와야 한다. 사교육없는 교육현장을 일궈낸 공교육 성공모델도 여러 학교가 있다. 이러한 학교들은 자기주도 학습법을 가르치고 효율적 경쟁이 일어나도록 학생을 관리하면서 학생을 도와준 학교들이다. 학교와 교사가 학원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잘 가르쳐야 사교육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다. 학교와 교사를 개혁하는 공교육혁명이 전국적이면서도 대대적으로 일어나 실행되지 않는다면 교육개혁은 구호에 그칠 뿐 결코 피부에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에선 최상의 방법은 없다. 학생을 위해서 오직 최선을 다할 뿐이다. 교육은 사교육기관에서 하고 학교에서는 그 결과를 평가하는 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우리 교육의 앞날은 어둡다. 학교와 교사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