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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읽을 여유 | 단풍은 왜 드는가_심현철

시 한편 읽을 여유 | 단풍은 왜 드는가_심현철

단풍은 왜 드는가
심현철

가을만 되면 내 마음은 아려서
울긋불긋 해집니다

당신이 물려주고 가신 두 마지기 논에 올해도 나락이 실하게 영글어서 날 보고 말합니다
엄니 아부지 기억은 나지?

그때 당신은 그리도 할일이
많았는데 웬 금슬이 그리도 질척질척 넘쳐 새끼를 일곱이나 낳고 기른다고 사서 고생을
새끼들 겨울추위에 응달 뒷줄에
세우지 않게 하려고 앞뒤 등가죽이 딱 붙도록 산밭을
개간하고 선산 이씨 소작도
하였지 소처럼 순한 눈으로
새끼들 기도에 잠도 토끼잠을

엄니 ~ 아부지 ~
당신들 차진 쌀밥 한그릇 지어 지금이라도 바지랑대에 달아 올리면 계신 그 푸른 세상에서
한 손 쑥 내밀어서 드실 수 있지요

왜 말씀이 없나요?
괜히 미워지네요?
청잣빛 강물에 그리운
물제비를 처서 깨우면 되나요?

가을만 되면 내 눈은 아려서 울긋불긋 해집니다

심현철 시인

*심현철
△출생: 부산 △시의전당 문인협회 부회장
△부산대 상과대 졸업
△2019년 문학애,시부문 등단, 문학고을-문학애-글벗문학회 회원
△저서: 『살아있는 노래(디카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