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 흐른다 (3) 공암리 옛 집터 – 김송배
저녁놀이 스스로
제 운명을 감추다가
문득 어둠으로 사그라지는 노래
눈물로 주렁주렁 추녀 끝에 걸어둔 채
우리가 고향을 그리다가
어느덧 밤이 되면
별빛 가물가물
거기에는 언제나 이슬에 젖어 있다
한 무리 안개가 스스로
제자리에 머물 수 없어
까막까치 그리 울던 산길 홀로 내려가고
야호야호 산 메아리 멎은 초가지붕
지금은 그렇게 떠도는 휘담(諱談)이었나
뜬구름 저만치
동구 밖 정자나무 몸채로 흔들고
노을 속에 지워지는 나의 옛 집터
오오, 이젠 어머니의 한숨도 끝났지만
아직도 찬바람 휑한 그곳 스산한 밤이여.
손국복 시인의 시평|
김송배 시인은 용주면 공암리 출신의 한국 문단 원로 작가다.
시인은 그의 시집 <황강>을 통해 절절한 향수를 되새김질하고 있다.
이 작품 역시 황강변 저녁놀과 안개, 이슬 젖은 별밤, 초가지붕, 정자나무 등 고향집에 얽힌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이제 어머니의 한숨이 끝난 고향, 혈육과 단절된 세월의 비애 앞에 그리움만 붉은 노을처럼 비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