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부채 없는 합천군과 경상남도

권해조
논설위원

지자체 시행 20년의 공과(功過)

얼마 전 KTX로 부산을 다녀왔다. 기차 안 TV 방송에 ‘부채 없는 경남에 투자하셔요.’란 광고가 눈여겨 보였다. 정말 자랑스럽고 특이한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의 역사는 제헌헌법 제 8장에 명시된 대로 제1공화국부터 실시되었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1952년으로 연기되었으며 제 3공화국 출범 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부실 이유 등으로 실현되지 못하였고, 1991년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의 선거에 의해 선출하고 1995년부터 지방의회 의원 선거를 실시하여 본격적인 지자체가 시작되었다.
자치제의 취지는 중앙에 집권되어 있는 행정업무를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감에 의해 지방행정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풀뿌리 민주주의 부활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지자체의 득실(得失)을 따지면 국민의 기대만큼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의 확장으로 중앙정부의 지휘감독이 약해지고 행정업무의 중복과 행정력의 분산, 특히 과도한 복지공약으로 재정문제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예 컨데 중앙정부의 예산은 한정되어있는데 여러 지자체들이 숙원사업을 위해 중앙에 재정지원 요청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당가입으로 권력남용과 건달정치 양성소 탈바꿈하고 있어, 지자체 실시 이후 부정부패는 급증하고 현대판 매관매직과 신종 탐관오리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지자체 장들이 재정파탄을 초래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많은 국민들은 국가재정악화를 막기 위해 국회의원 수도 줄이고 지자체도 광역자치제만 실시하고 기초자치제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행자부는 지자체의 부채가 국가 재정으로 확대되어 결국 국민들의 삶을 약화 시킬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작년 9월 현재 우리나라 243개 지방자치단체 총 부채는 106조 9천억 원이며, 공식적인 빚이 47조와 숨은 빚이 60조원이다. 따라서 대부분 지자체들이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으며, 17개 광역시 가운데 9곳이 부채비율 40% 이상으로 재정위기 상태에 있다. 광역시별 부채비율을 보면 인천시 83%, 세종시 72%, 경기도 71%, 서울 63%, 강원도 57%이다. 이들 원인은 대부분 호화청사 건축, 경전철, 국제행사유치, 축제행사 등 전시성 사업과, 지방 공기업 설립 등 대규모 개발추진 등 지역이기주의에 빠진 무계획적인 사업으로 막대한 부채를 떠 안겨 되었다. 예 컨데 어느 지자체는 540억 원을 들여 만든 야구장이 학교 운동장보다 못하고, 6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공원에 이용하는 사람들도 없이 이들 시설물 관리 유지비만도 엄청난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세금은 약 30종류가 있다. 그 중 14개는 국세이고 16개가 지방세이다. 지방세도 8개의 도세와 8개의 시. 군세로 나눠지고 있다. 국세는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개별 소비세 등이고, 지방세는 재산세, 취득세, 등록세, 주민세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약 78% 대 22% 수준이다. 그러나 국세수입 가운데 지방교부금 등을 통해 상당부분이 지방으로 이전되어 총 조세수입 62%가 지방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세에서 지방세 성격의 세목 전환, 지방 소비세. 교부세 제도, 지방재정 및 행정체제 개편 등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고 있다.
최근 반부패연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6년도 242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예산규모와 자체수입 비율)를 보면 서울본청이 83%, 경북 봉화가 9.6%이다. 재정자립도 60%이상이 10개, 50% 이상이 12개, 40%이상이 30개, 30%이상이 36개, 20%이상이 59개, 10% 이상이 93개, 10% 이하가 전남구례와 경북 봉화 2개이다. 이것을 보면 지방자치제도의 재정자립도를 알 수 있듯이 심히 취약하다. 이 가운데경남본청은 38%로 56위, 합천군은 13.3%로 전제 216위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빚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개인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빚을 지고 갚지 못하면 파산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개인 가계도 허리끈을 동여매고 어렵게 살아도 빚이 없는 삶은 떳떳하고 보람되지만, 남의 빚으로 살면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이런 뜻에서 고향 합천군은 2011년부터 빚 없는 지자체 1호가 되었고, 경상남도 본청도 올해부터 빚 없는 지자체가 되었다니 정말 자랑스럽다. 합천군은 민선 6기를 맞아 작년에도 5천여억 원의 예산으로 돈이 되는 부자농촌 육성, 35%의 노인 인구를 위한 복지실현, 창조관광 추진, 문화융성 시책실현, 향토인재 육성 정책, 사통팔달의 교통인프라 확충, 경남서부 일반산업단지 조성, 공공임대주택 건립과 도시가스 공급 계약 등과 청렴한 합천, 행복한 합천의 미래 목표를 세워 합천군수와 관계관 들이 밤낮으로 뛰고 있다. 특히 군민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건강한 사회를 조성하는 ‘청렴합천 시책사업’의 성과로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로 부터 2016년도에도 청렴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경남본청도 올해 6월에 1조 3천400억 원의 빚을 청산하고 부채 없는 광역시 1호가 되었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경남도청에 사과나무를 기념식수 하여 ‘이 사과나무가 징비록(懲毖錄)이 되어 부채 경계(警戒)’가 되길’ 희망하기도 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방자치제의 시행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부채가 늘어나고 부채공화국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국가는 백년대계를 위해 예산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 앞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은 선심성 복지정책을 지양하고 공기업과 민간부채 적극 조정과, 채무에 대한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도 국가예산을 공돈으로 생각하지 말고 내 돈이라는 개념으로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 낭비로 생긴 나라 빚은 결국 우리 국민들이 갚아야 하며 못 갚으면 나라가 부도나고 팔려 넘어가게 된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훌륭한 결단과 강력한 추진으로 부채 청산을 이룬 내 고향 합천군과 경상남도에 뜨거운 찬사를 보내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