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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은 흐른다 (10) 그윽한 곳에는 바람만 부네 – 성철 큰스님을 그리며 /김원욱

그윽한 곳에는 바람만 부네
눈빛만으로도 그리워지는
굽어진 길모퉁이
사바와 극락이 끝간데 없는데
떠나 보면 언제나 제 자리인 것을
당신은 우울한 시대를 미리 짐작했는가
이 땅 어디엔가
커다랗게 말뚝 하나 박아 놓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데
푸른 산에 걸린 그 발자국
선뜻 지워지지 않네.

손국복 시인의 시평|

성철 큰스님이 입적한 지 벌써 삼십년이 지나간다.(1912.4.6. – 1993.11.4.)
성철 스님 하면 순간 떠오르는 모습이 기워 입은 누더기 승복이다. 해인사 백련암에 거처하면서 고승으로서 검소 청빈한 수행자의 모범을 보이다 “참선 잘 하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를 남기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간 님을 추모한 김원욱 시인은 제주도 서귀포 출신의 시인이다. 합천에서 경찰 공무원으로 오래 근무하다 제주도 고향으로 돌아가 정년을 했다. 평소 김시인은 합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술회하고 있다. 김시인의 시적 테마는 <사랑>과 <그리움>으로 요약될 수 있다. 토속적 정서와 의식구조가 시인의 시 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이 땅 어디엔가 커다란 말뚝 하나 박아 놓고 푸른 산빛으로 떠난 성철 종정의 흔적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시 전반에 잔잔히 흐르고 있다.
현재 제주문인협회장을 맡아서 맹렬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원욱 시인은 <그리움의 나라로 가는 새> 외 많은 시집을 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