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 흐른다(12) 점등산 이야기 – 김숙희
늘
점등산 가을빛은 술렁인다네
하늘이
쏟아 놓은 햇살
터지는 밤송이
뉘 무덤가
망개 열매 붉게 타는데
어쩔래
어쩔래
산 너머
가을빛 시름 못 재우네.
*점등산 – 합천군 용주면 우곡리 앞산
손국복 시인의 시평|
점등산 시 속에는 한 사람의 슬픈 신화가 들어 있다.
김 시인이 사십대 젊은 시절, 급작스런 변고로 지극히 사랑하던 남편을 사별하고 시댁이 있는 점등산에 유택을 모시고 사시사철 성묘하며 그 소회를 시로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을볕이 따사로운 산길을 시인은, 오늘도 하염없이 오르면서 밤송이가 떨어지고 망개 열매는 붉은데 함께 못하는 님을 그리며 가슴이 울렁거린다.
추억을 되새기며 걷는 그 길은 회한과 한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 미움과 애정이 파노라마처럼 겹치는 혼돈의 길이었으리라.
그러나 그 길에서 다시 용기를 얻고 지혜를 터득하면서 지금은 원숙한 시인의 길을 가고 있다.
김숙희 시인은 타고난 감성과 수려한 시적 감각으로 시작 활동을 계속하면서 합천문협회장, 합천예총지회장 등을 역임 문학예술활동에 기여하였고 합천군 관광해설사, 문해교실 강사로 지역사회에서도 다각적인 사회활동을 겸하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시집으로는 <살아 있음으로 쓸쓸한><<시인이 말하는 시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