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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 만개한 들녘, 함박꽃 웃음 피어나길

온 들녘이 붉고 탐스러운 작약꽃으로 물결치는 계절입니다. 연일 작약꽃 축제 소식이 들려오며, 그 화려한 모습은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며, 마음 한켠에 작은 질문 하나가 떠오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작약’이라는 이름보다, 어쩌면 더 정겹고 의미 깊은 이름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귀한 약재로 쓰이는 ‘작약’이지만,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 꽃을 ‘함박꽃’이라 불러왔습니다. 봉긋한 꽃망울이 터져 나와 풍성하고 탐스럽게 피어나는 모습이, 마치 기쁜 일에 활짝 웃는 ‘함박웃음’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함박 폈다’는 말은 단순히 꽃이 피어나는 것을 넘어, 풍요와 행복이 가득한 순간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작약’이라는 다소 학술적인 이름에 익숙해져, ‘함박꽃’이라는 정감 어린 이름은 잊혀져 가는 듯합니다. 작약꽃 축제는 그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이지만, 축제의 이름 속에서 우리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되새겨보는 것은 더욱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만약, 작약꽃으로 가득한 축제의 이름이 ‘함박꽃 축제’라면 어떨까요? 꽃이 피어나는 모습에서 연상되는 ‘함박웃음’처럼, 축제를 찾는 이들에게 더욱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을 선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함박 폈네’라는 말 한마디에 담긴 풍요와 기쁨의 정서를 함께 나누며, 꽃의 아름다움은 물론 우리 고유어의 아름다움까지 되새기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작약꽃의 화려함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함박꽃’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활짝 핀 함박꽃의 웃음처럼, 우리의 아름다운 고유어가 다시금 널리 불리고 기억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봅니다. 지역 축제가 그 첫걸음이 되어, 우리 꽃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함께 향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합천신문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