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를 흔드는 정치권 – 곽노연 시인,서예가,국가유공자
*국민은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 300명은 취임하면서 국회법 24조에 따라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국민에게 약속한다. 멋진 합창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선서대로 처신하고 있는가? 그들은 면책특권, 불체포특권, –특권 등을 누리며 국민의 세금으로 거탑을 쌓는 사람군이다(?). 때문에, 국회 내에서 어떤 말을 하거나 압박을 해도 언론에서만 한두 차례 활자화될 뿐이다. 작금의 상황을 보자. 정치인이 행정과 사법을 정치권 안에 가두려고 시도하는데도 국민은 무덤덤하거나 오히려 응원하는 듯하니 나라의 미래가 예측 불가다.
*정치권의 사법부 압박은 삼권분립의 위기다.
최근 대선을 앞둔 정국에서 사법부를 향한 정치권의 노골적인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의 일각에서는 대법원장을 청문회에 세우겠다는 전례 없는 시도를 시작으로, 특검법안, 대법관 증원, 심지어 헌법재판소를 통한 사실상의 ‘4심제’ 도입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명백히 사법권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정치 행위이며, 헌법이 보장한 삼권분립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삼권분립은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 가치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사법부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 지금 정치권은 특정 대선 후보의 재판 결과를 문제 삼아 법원을 흔들고 있다.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곧바로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군소 정당은 대법원을 향해 특검과 국정조사를 거론하고 대법관의 수를 늘리자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이는 ‘정치적 불만’을 ‘제도 개혁’으로 포장한 전형적인 정치적 사법개입의 위험한 행동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국민적 공감대’는 정치적 해석의 산물일 뿐, 법적 정당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 특검법, 법원조직법, 헌법재판소법 등을 졸속으로 개정하려는 시도 역시 정당한 법 개혁이 아니라, 특정 판결에 대한 불만을 제도 개편으로 포장한 사례에 불과하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대법관의 숫자를 늘리거나, 헌법재판소를 통한 사실상의 4심제 도입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국민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
*사법부는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
사법부는 재판을 통해 오직 법리와 증거, 그리고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곳이다. 대법관들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정치적 공세에 휘말려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재판과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정치가 개입하는 것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에 “감사 또는 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청문회 출석을 강요하거나, 이를 빌미로 특검이나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는 것은 명백한 사법권 침해인 것이다.
더 나아가 일부 정치 세력은 이러한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내란 수준의 폭주”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이는 도를 넘은 정치 선동일 뿐 아니라, 국가의 법치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한 발언이다. 사법부를 감시해야 할 시민은 국민이지, 선거에 유불리를 따지는 정치인이 아니다.
법원의 내부에서도 혼란이 감지된다. 일부 판사들이 내부 게시판에 올린 정치적 성향의 글들은 법관으로서의 중립성과 품위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다. 법원이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순간, 국민의 신뢰는 무너지고, 재판의 공정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
*사법부는 민주공화국의 마지막 보루다.
대법원의 판결이 정치권의 입맛에 맞지 않다고 해서 제도를 흔들고 법관을 겁박하는 것은 결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법부를 향한 정치적 공격이 아니라, 오히려 그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주기 위한 전 사회의 성숙한 자제와 존중이다.
정치권은 사법부를 자신의 권력 연장의 도구로 삼으려는 유혹을 멈춰야 한다. 법치는 정치의 수단이 아니라, 그 위에 존재하는 절대 원칙이다.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모든 정치인의 맹세가 말뿐이 아님을 증명하는 길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