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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려한 합천, 합천의 미래를 묻다 _김상권 前경남교육청 교육국장

水려한 합천, 합천의 미래를 묻다

_김상권 前경남교육청 교육국장

합천은 대야성 전투의 현장이며, 의병과 독립운동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남명 조식 선생의 제자들은 스승에게 배운 대로 의병을 일으켜 국보인 팔만대장경과 나라를 지켜냈습니다. 또 3·1 만세운동 때에는 전국에서 가장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며 일제의 폭압에 맞섰습니다. 이러한 역사는 합천의 자긍심이며, 오늘의 위기를 헤쳐 나갈 정신적 자산입니다.
대야성 전투에서의 ‘죽죽의 정신’, 남명 조식 선생의 옳은 것을 실천하는 경의사상, 삼일만세운동으로 드러난 합천의 애국심과 지도자들의 솔선수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교육 콘텐츠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합천은 찬란한 역사와 가야산, 황강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품은 고장입니다. 필자가 2004년 삼가고등학교에서 교감으로 재직할 당시만 해도 삼가고에는 2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합천은 넓은 땅과 풍부한 인적 자원, 전국 각지에서 활약하는 인재들을 보유한, 그야말로 경남 최고의 군(郡)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 국가가 되면서, 합천 역시 인구 4만 명이 무너지고 지역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현재 합천에는 초등학교 18개, 중학교 9개, 고등학교 6개가 운영 중입니다. 이들 학교에서는 생태교육, 전통문화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2024년 합천의 출생아 수는 78명에 불과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지역 학교에도 직접적인 위기를 초래할 것입니다. 특히 고등학교의 소규모화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됨에 따라 선택과목 개설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학생들의 진로 설계나 학습 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는 합천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타지역 학생 유입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저는 지역사회, 교육계, 지방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가칭 ‘합천교육 삼자 연합 발전위원회’ 구성을 제안합니다. 이 위원회는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합천 교육의 중장기적인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디딤돌 삼아, 위기 속에서도 사람을 지키고 교육을 살리는 합천의 미래를 새롭게 그려야 할 시점입니다.

다행히 합천군에서도 인구 위기 대응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균형 잡힌 전략을 마련해 추진 중입니다. 공간·산업·주거·문화 각 분야에서 권역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개발과 실질적인 인프라 투자는 ‘지속 가능하고 활력 있는 합천’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합천에서 펼쳐지는 용기 있는 도전과 실천에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