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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가 바라본 합천 사람들 (6) _평화마을 임정훈 씨

버스기사가 바라본 합천 사람들 (6) _평화마을 임정훈 씨

“조연 아닌 주연으로”
평화마을 임정훈의 동행

평화마을 임정훈 씨와 이용자 님

합천군 청덕면 성태리에 있는 평화마을에는 작업치료사 임정훈(40) 씨가 있다.
이곳 평화마을은 발달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정훈 씨는 그들을 ‘환자’나 ‘장애인’이 아닌, ‘이용자’라고 부른다. 존중의 뜻이 담긴 표현이다.

그들과 함께 차에 오르면 대화는 소풍이라도 가는 듯 들떠 있다. 어느 날은 초계읍내로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고, 어떤 날은 머리를 깎고, 또 다른 날엔 한의원에서 침을 맞기도 한다.

“오늘은 뭐 먹고 싶어요?”
“콩.국.수.”
이용자는 세 글자로 간단히 답한다.

버스 안에서 임 씨와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정훈 씨, 자기소개 한번 해주세요.”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딸, 말 잘 안 듣는 딸(웃음) 둘을 두고 있는 작업치료사 임정훈입니다.”

“작업치료사라는 직업이 조금은 생소한데, 어떤 학문을 공부하는 건가요?”
“질병에 대한 다양성을 이해하고, 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을 알아가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페이를 여쭤봐도 될까요? 그리고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페이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는 만족하고 있어요. 처음엔 재활병원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월급은 150만 원 정도였어요. 주로 뇌졸중(중풍) 환자분들이었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도와드렸죠. 지금 이곳 평화마을에서 일한 지는 1년 정도 되었고, 이곳 분들은 정말 다들 좋으셔서 만족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용자 분들을 보시면서 느끼시는 점은 어떤가요?”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주연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죠. 또 그렇게 살기를 원하고요. 그런데 이분들은 그동안 조연으로만 살아오셨어요. 제 바람이 있다면, 이분들도 주연으로 살아가며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교류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용자 분들이 직업을 갖는다면, 어떤 일이 가능할까요?”
“지금까지는 구운 계란을 선별하거나 봉투를 만드는 일을 해왔어요. 다만, 이용자분들마다 능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분들에게 적합한 더 다양한 작업을 위해선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한마디 해주세요.”
“저와 같은 일을 하는 아내가 있어요. 아프지 않고, 지금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고요. 우리 딸들도 아빠 말 좀 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인터뷰 내내 밝은 웃음과 따뜻한 목소리로 유쾌하게 이야기해준 정훈 씨.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며, 이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의 태도는 말과 행동 속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

오늘 이 짧은 동행은 마치 맑은 영혼과 마주한 시간 같았다. 인터뷰를 하며 오히려 내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정훈 씨, 그의 앞날에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김기현

김기현 승무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