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청강사, 기록적 폭우 속 혜광스님 삽 들고 대웅전 지켜
합천 청강사, 기록적 폭우 속 혜광스님 삽 들고 대웅전 지켜
혜광스님 5시간 삽질로 9곳 물길 돌려 대웅전 지켜…
창건 이래 첫 산사태 발생, 전각 일부 매몰 등 심각한 피해
지역 사회·삼산초 동문 등 복구 동참
지난 7월, 경남 합천군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져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대병면 허굴산 기슭에 자리한 불교 사찰 청강사 또한 창건 이래 처음으로 심각한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폭우로 인해 전각 일부가 흙더미에 매몰되고 지하수 관정 파손, 신축 법당의 보일러실, 샤워장, 화장실 등 부대시설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기록적인 폭우, 청강사를 덮치다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합천군의 평균 강수량은 500mm를 넘어섰고, 특히 대병면에는 712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 영향으로 청강사 뒤편 산이 무너져 대량의 토사가 유입되었고, 창고 밑까지 흙이 차올랐다. 산사태가 발생한 7월 21일 토요일 오전, 혜광스님은 5시간 동안 삽을 들고 아홉 군데의 물길을 돌리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스님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청강사 대웅전은 흙과 돌더미에 파묻히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크고 작은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위험한 순간도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혜광스님, “삽 하나로 물길 돌려 대웅전 지켰다”
청강사 주지 혜광스님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산 위의 물줄기 아홉 곳을 삽질로 직접 돌리지 않았다면 대웅전이 흙과 돌더미에 묻히고 말았을 것”이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무너지는 산등성이 위에서 조치했다고 말했다. “토사가 밀려들기 시작한 아침, 5시간 동안 아홉 군데 물줄기를 돌렸습니다. 삽 하나 들고 뛰었지요. 안 그랬으면 대웅전이 무너졌을 겁니다”라고 전했다. 스님은 토사와 바위가 덮치는 위기 속에서도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물길을 유도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바위가 굴러 떨어지는 위험한 찰나도 있었으나, 다행히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지역사회 관심과 온정 이어져
피해 이후인 7월 27일, 합천군 대병면사무소에서는 포클레인 2대를 지원해 응급 복구를 진행했다. 청강사는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유서 깊은 사찰로, 대병면장, 부면장, 농업기술센터 소장, 산림과 관계자 등 다양한 공무원들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 방안을 논의했다. 혜광스님은 향후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이루어질 때, 인위적인 계곡 정비보다는 자연 친화적 방식으로 복구하는 것이 예산 등 여러 면에서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평소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난해 산불 피해 이재민 돕기 모금에 앞장서는 등 26년간 봉사 활동을 실천해온 스님의 행적과 청강사의 역사적 가치 덕분에 삼산초등학교 동문과 신도, 여러 인연 있는 이들의 성원과 성금을 보내며 복구에 힘이 되고 있다. 스님은 할아버지가 쌓아오신 은덕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청강사,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재적 가치 재조명
청강사는 단순한 사찰을 넘어 1945년 삼산초등학교 개교 당시 운동장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학교 건립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지역 교육 발전에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 1934년 청강거사 정진사(본명 정규락)의 아들 정방해 선생이 완공한 이 사찰의 대웅전 현판 글씨는 독립운동가 33인 중 한 명인 오세창 선생이 쓴 것으로, 이는 정진사가 독립자금을 지원한 인연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내에는 경남지방문화재 제594호로 지정된 국가유산 승탑(2015년 9월 3일 지정)이 보존되어 있다. 혜광스님은 이번 수해를 계기로 청강사의 문화재 지정에 더욱 힘쓸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집중호우는 청강사에 큰 시련이었으나, 혜광스님의 헌신, 지역사회의 관심과 행정기관의 지원으로 복구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청강사는 이번 피해를 딛고 더욱 견고하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청강사 복구를 돕고자 하는 이들은 농협 843162-52-141866(예금주: 정현세)로 성금을 보낼 수 있다.
/박황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