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병 삼산초 전국 동문들, 청강사 수해 복구 성금 500만 원 전달
대병 삼산초 전국 동문들, 청강사 수해 복구 성금 500만 원 전달
“소중한 추억이 깃든 사찰, 함께 지켜야 할 우리의 유산”
지난 7월 22일까지 쏟아진 역대급 집중호우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경남 합천군 대병면 장단리 허굴산 기슭에 자리한 불교 사찰 청강사도 수마를 피하지 못했다. 절이 창건된 이래 처음 발생한 산사태로 전각 일부가 흙더미에 파묻히는 등 심각한 훼손을 입은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삼산초 총동문회 정현규(18회) 회장이 동문 카카오톡방에 소식을 알린 결과, 불과 며칠 만에 전국 각지의 동문들로부터 500만 원이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 이 성금은 삼산초 동문이기도 한 혜광 스님(16회)에게 전달되었으며, 스님은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동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동문들의 응원에 힘입어 청강사가 온전히 복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학교의 터전을 내어준 사찰… 동문들의 추억 어린 장소
청강사는 삼산초등학교 앞산인 허굴산에 자리한 유서 깊은 사찰로, 1945년 삼산초가 개교할 당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교 운동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학교 건물도 지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학교 운영을 도왔다. 학생들에게 노트와 연필을 나눠주는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해마다 봄이 되면 왕벚꽃과 진달래가 만개한 시기에 청강사는 전교생의 봄 소풍 장소로 사랑받았다. 학동들은 절 주변을 돌아보고, 바위틈에서 샘솟는 샘물을 조롱박에 떠서 마시며, 낙엽송으로 둘러싸인 넓은 잔디밭에서 보물찾기, 수건돌리기, 닭싸움 등 즐거운 놀이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번 성금 전달은 그 시절 소중한 추억이 깃든 청강사에 대한 작지만 따뜻한 보답의 마음이 모인 결과다.
청강사, 독립운동 인연 품은 역사적 공간
청강사는 1934년 조선 말기 청강거사 정 진사(본명 정규락)의 아들 정방해 선생이 수년간에 걸쳐 완공한 사찰이다. 당시에는 대웅전, 칠성각, 산신각, 로전, 첨영각 등 모두 12동에 80여 칸의 건물이 있었으며, 착공 당시 이름은 ‘만귀암’이었다. 이후 부친의 아호를 따 ‘청강사’로 개명하였고, 대웅전에는 거창 연수사에서 모셔온 인도 전단향 목불을 봉안했다.
청강사의 대웅전 현판 글씨는 독립운동가 33인 중 한 명인 오세창 선생의 작품으로, 정 진사가 독립자금을 지원한 인연으로 이 글씨가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로전과 산신각의 현판은 서예가 오제봉 선생이, 칠성각 현판은 서예가 정현복 씨가 쓴 것이다. 그리고 청강사 경내에는 2015년 9월 3일 경남지방문화재 제594호로 지정된 국가유산인 승탑(승려의 사리를 봉안한 탑)이 보존되어 있다.
혜광 스님, 26년간 지역 사회와 함께한 자비의 실천자
현재 청강사의 주지는 청강거사의 증손인 혜광 스님이 맡고 있으며, 불가에 귀의한 이후 지난 26년간 청강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매년 ‘열린 벚꽃 음악회’를 열어 모금한 기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고향 주민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등 꾸준히 봉사 활동을 실천해오고 있다.
삼산초 동문들의 이번 성금 전달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지역과 기억, 그리고 공동체의 유대를 되새기는 뜻깊은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류재권(재경향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