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콘서트 ‘이 순간을 영원히’ 시청 소감 – 곽노연 시인, 서예가, 대병대지生
이번 추석 연휴, TV로 방영된 콘서트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는 말 그대로 세대를 초월한 감동의 무대였다. 1950년생, 만 75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무대를 장악하는 조용필의 모습은 ‘가왕(歌王)’이라는 별칭이 왜 생겼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했다. 단순히 놀라운 가창력 때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꾸준히 새로운 음악을 추구해 온 그의 생애 전체가 주는 울림 때문이었다.
공연 내내 조용필의 노래는 시간의 벽을 허물었다. ‘모나리자’, ‘친구여’, ‘여행을 떠나요’, ‘고추잠자리’, ‘돌아와요 부산항’ 같은 29곡의 익숙한 멜로디가 울려 퍼질 때마다, 나뿐 아니라 수많은 시청자가 각자의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했다. 특히 ‘바람의 노래’를 들을 때는 세월의 깊이가 묻어나는 가사에 마음이 절로 숙연해졌다.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 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아야 돼”, 이 한 구절만으로도 인생의 무게와 위로가 함께 느껴졌다.
이번 공연의 또 다른 감동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예술가’로서의 조용필이었다. 그는 57년간 200곡이 넘는 노래를 발표하면서도 늘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고, 시대에 맞는 소리로 자신을 재창조해왔다. 록, 발라드, 팝 등 다양한 스타일을 넘나들며, 여전히 젊은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주는 그를 보며 ‘진정한 장인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그가 팬들에게 전한 겸손한 한마디였다.
“여러분이 좋아해 주셔서 제가 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찬사 속에서도 자신을 낮추는 이 한 문장은, 오랜 세월 무대 위를 지켜온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품격이었다. “노래하다 죽는 것이 마지막 로망”이라는 그의 말처럼, 조용필의 음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콘서트에 부른 ‘킬리만자로의 표범’를 들으면서 문득 ‘조용필 같은 정치인, 조용필 같은 리더가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따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립과 혐오가 가득한 사회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세대를 잇는 목소리가 절실하다. 조용필이 노래로 세대를 하나로 묶듯, 우리 사회에도 그런 조화와 감동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