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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은행잎도 가을 따라 – 변명규

골목길을 걷는다
소슬바람 가을 재촉하고
낙하 훈련 은행잎 따라
내 눈길도 그네를 탄다

노란 비단옷 단장한 은행나무
80줄에 선 나에게 미소 지어주니
외로운 황혼에 찾아온 친구이나니
사랑의 속삭임이고 내 맘의 안식처다

바람아 바람아 가을 바람아
저 고운 은행잎 데려가지 마라
노란 옷 곱게 차린 저 아가씨
우리만의 사랑을 오래 갖고 싶다

가을아 네가 입혀준 고운 옷
네가 떠나며 옷도 가져가려고
갈 바람 시켜 그 옷 벗기고 있는데도
은행은 내년을 기약한다며 걱정 않구나

내 발길에 노니던 가을이 떠나고
은행잎 떠나니 가을도 함께 가며
골목길 끝자락으로 숨어 버리는데
떠나는 가을 등 뒤에 나만 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