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유림회, ‘최치원 풍류문화연구원’ 설립 시동
합천군 유림회, ‘최치원 풍류문화연구원’ 설립 시동
- 11월 30일 합천서 발기대회 및 연구발표회 개최
- 하재효 전교 “풍류도는 K-POP 원류이자 평화의 열쇠”
- 최상호 위원장 “고운 선생은 합천 사람… 정신문화 산실로”
경남 합천에서 고운 최치원 선생의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합천군 유림회는 지난 11월 30일 ‘고운 최치원 선생 연구발표회’를 개최하고, 가칭 ‘고운의 한국 풍류문화연구원’ 설립을 위한 발기대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합천유림회 최상호 회장이 설립 추진위원장을 맡아 이끌었으며, 합천향교 하재효 전교가 주요 연구 발표를 담당했다. 이날 현장에는 초계·삼가·합천·강양 등 관내 4개 향교의 전교 및 유도회장, 지역 원로, 용암서원 임장섭 원장 등 다수의 내빈이 참석해 연구원 설립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최상호 추진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치원 선생과 합천의 깊은 인연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고운 선생은 경주 출신이나, 909년 수창군(대구) 팔각형 누각의 누기를 작성한 기록 등을 볼 때 합천에서 가족과 함께 15년 이상 거주했다”며, “일생 중 가장 오래 머무른 곳이 합천인 만큼 그는 합천 사람”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오늘 행사가 풍류도 연구기관 설립의 초석이 되어 합천이 정신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임장섭 용암서원 원장은 “한·중·일 등 국제사회에서 최치원 선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합천에서의 연구원 설립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모임의 활성화를 기원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하재효 합천향교 전교는 ‘고운 최치원 선생 연구’라는 주제로 9개 항목에 걸친 심도 있는 발표를 진행했다. 하 전교는 최치원 선생의 어린 시절 가정교육부터 당나라 유학 시절의 활약상, 귀국 후의 개혁 의지, 그리고 해인사에 남긴 문학적 유산 등을 상세히 조명했다.
특히 하 전교는 최치원의 ‘풍류도(風流道)’ 사상에 주목했다. 그는 “풍류도는 유교, 불교, 도교를 융합하여 뭇 생명을 살리는 독창적인 고유 사상”이라며, 종교 분쟁이 없는 한국 사회의 기반이 바로 이 융합 정신에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풍류도와 현대 한류 문화의 연결고리다. 하 전교는 “선술에서 풍류도, 원화도, 화랑도, 세속오계로 이어지는 정신적 맥락이 오늘날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K-POP의 원류가 됐다”고 주장하며, 신라 문화가 보존한 순수성이 그 바탕이 됐음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연구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됐다. 추진위원회는 주요 사업으로 고운 동산 조성, 국제 규격의 ‘인백기천(人百己千)’ 운동장 건설, 소황소격문비 및 시무십이조비 등 기념비 건립, 국자감 단과대학 설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추진위는 이를 통해 연구원이 정신문화 교육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K-POP 등 한류 문화의 세계화 연구를 주도하며, 나아가 지역 관광 활성화와 인구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재효 전교는 “이미 전국 향교 회의에서 100명 이상의 서명을 받는 등 폭넓은 지지를 확보했다”며, “산청의 남명 선비문화연구원 사례처럼 지자체의 초기 투자를 시작으로 도비와 국비 지원을 이끌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합천군 유림회는 이번 발기대회를 기점으로 합천군 및 의회와 협력하여 구체적인 설립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며, 합천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인 최치원 선생의 유적과 사상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박황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