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윤한상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합천지회사무국장
차남 결혼식을 앞두고 대구 현대백화점에서 구입한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집에 와서 입어보니 맞지 않아 교환을 위해 그 이튿날 다시 대구로 갔다. 오랜만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합천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대구행 직행버스를 탔는데 승객이 너무 많아 의자에 다 앉지 못하고 서서 가는 사람이 많다. 요즘시대에 대중교통 이용자가 이렇게 많나 깜짝 놀라서 운전수에게 평소에도 승객이 이렇게 많습니까? 물어보니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그렇지 평일에는 이렇게 많지 않다는 대답이다.
나와 다른 노인 한분은 어물어물하다가 뒤로 쳐져서 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서서 가게 되었는데 의자에 앉았던 남학생이 그 옆의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일어선다. 내 옆 좌석에도 같은 또래 학생들이 앉아있다. 잠깐 동안 서로 빨리 일어서라고 눈짓을 하는 것 같더니 바로 내 옆 좌석의 학생이 벌떡 일어나면서 앉으라고 권한다. 몇 번 사양하다가 자리에 앉았다. 그 학생들 일행은 3명인 것 같았다. 고맙고 기특해서 말을 걸었다. 너희들 몇 학년이냐. 중학교 2학년입니다. 대구에는 어떻게 가느냐. 친구 만나러 갑니다.
늘 승용차를 타고 다니다가 모처럼 버스에 올라 보니 승객들이 많고, 양보와 배려를 배운 대로 실천하는 학생들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모습을 보면서 최남선의 시 ‘해에서 소년에게’ 가 문득 머리에 떠오르며 마음이 몹시 가볍고 기분이 좋다. 육당 최남선은 1908년 ‘소년’ 창간호 권두시로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시로 불리는 ‘해에서 소년에게’ 를 발표하였는데 조국의 희망이요 새 시대의 상징인 소년들에게 한없는 사랑과 기대를 보낸다.
합천버스터미널에서 9시 30분에 출발하여 서부 주차장에 내려서 지하철로 반월당 현대백화점 입구 도착 시까지 걸린 시간은 꼭 1시간 5분이다. 승용차보다 더 일찍 도착했다. 합천읍내에서 늘 자주 만나는 70대 할머니 두 분도 동아백화점에 쇼핑하러 간다고 하시면서 일행이 되어 함께 갔다. 오랫동안 거의 잊고 지내다시피 해온 대중교통이 이렇게 편하고 유익할 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