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 흐른다(55) 몽우 – 천유선
소-록 소-록 소-록
가랑비에
앞산도 뒷산도
살모시 모습을 감춘다.
가끔
세상도 몽우 뒤에서
한 숨 돌리는가 보다.
며칠 전까지
꽃비에 미혹되어
안절부절 정처 없던 마음
붙잡아 두는 시간
마음 구석 떠나지 않던
욕심과 근심도 녹이며
용기 없어 못했던
미움도 용서를 해보고
서운하고 속상해서
금이 가고 패였던 가슴 한켠
살모시 메워본다
어느새
다듬어진 세상
개인다.
*몽우(濛雨)-자욱이 오는 가랑비
손국복 시인의 시평|
비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고 적셔주는 위로의 음악이다. 그 중에 가만가만 조용조용 내리는 가랑비는 들뜨고 격앙된 감정을 삭혀주는 안정제 역할을 한다.
세상이 안무와 가랑비에 싸여 고요해지면 근심과 욕망은 사라지고 어느새 오욕칠정으로 뒤섞인 감정의 덩어리는 묽어지고 풀어진다. 가랑비 그치고 내다 본 세상은 청정무구, 본성을 되찾고 세상은 비로소 깨끗한 시가 된다.
천유선 시인은 진주 출생으로 현재 합천에서 생활하며 교육행정직 사무관으로 직무에 충실한 가운데 합천문협 사무국장 직을 맡아 각종 문예활동을 지원하며 지역문단의 중추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