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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읽을 여유 | 미옥서원 _김종기 시인

시 한편 읽을 여유 | 미옥서원 _김종기 시인

미옥서원
김종기

오서산 까치가 새벽의 첫 숨을 깨우며
하늘 문을 두드린다.

층층나무 꽃잎은 돌탑 위에 단어를 쌓고
돌담 이마에 흰 미소를 그린다.

대천항 갯바람이 산의 옷자락에 머물러
계곡물 소리와 놀다 가면,
수국들은 푸른 치맛자락을 펴고
여름의 춤을 배운다.

서해를 건너온 바람
억새밭의 손끝을 흔들면,
오색 실들 하늘에 수놓아
숲속 서원에는 단풍의 불빛이 번진다.

백양산에서 내려온 바람
차가운 숨결로 나뭇가지를 스친다.
눈꽃이 피어난 소나무는
겨울의 기도를 올리듯 고개를 숙인다.

등산로 감나무 가지 위 까마귀 두 마리,
바람 속에서 마른 홍시를 쪼며
서원의 밤은 깊어간다.

모든 풍경이 어둠 속에 숨어도
문장의 시어들은 산세 가득 펄럭인다.

김종기 시인

*김종기 시인
▲아호: 도운
▲문학도시 시 부문 등단.
▲시의전당문인협회 캘리분과 위원장
▲부산문인협회·청옥문학협회·한국 캘리그라피 작가협회 회원
▲수상: 한국미술제 대상, 금상, 특선 (캘리그라피 부문)
▲안동 국제 유교 대전 특선, 문경 문화제 특선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