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읽을 여유 | 바람을 타고 _김복녀
시 한편 읽을 여유 | 바람을 타고 _김복녀
바람을 타고
김복녀
바빴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자
처마 밑 둥지는 빈 둥지가 되었다
어느새 훌쩍 자란 자식들과
낙원의 꿈을 찾아 떠났고
어린 나는 마룻바닥에 누워
날개를 갖고 싶다
저기 해 너머엔 뭐가 있을까
꿈이 점점 커져 가던 이듬해 봄
그들은 다시 돌아왔다
이곳저곳을 수리하고
리모델링하느라
숨이 턱까지 올라도
온종일 바쁜 날갯짓을 했다
꿈을 안고 찾아온 도시
터를 잡고 살아가지만
다시 돌아가고픈 곳
나의 빈 둥지 안엔
어떤 이야기꽃이 간직되어 있을까

*김복녀 시인
△충북 옥천 출생 △시의전당문인협회·정형시조의美·문학세계 문인회·시인의바다문인협회 정회원, 『문학세계』·한국문인협회 회원 △전당문학 작품상, 합천시화전 전국응모전 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