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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살우(矯角殺牛)와 어목혼주(魚目混珠) – 권해조 한국국방외교협회 고문: 복야공파 36세

오늘은 요즘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적 현상과 흡사한 고사성어(故事成語) 교각살우(矯角殺牛)와 어목혼주(魚目混珠)에 대하여 알아본다.
먼저 교각살우(矯角殺牛)이다. 이는 ‘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즉 잘못된 점을 고치려다가 그 방법이나 정도가 지나쳐서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것을 두고 하는 말로, 중국 동진(東晉) 때 곽박(郭璞)의 「현중기(玄中記)」에서 나온 말이다. 진나라 때 한 농부가 제사에 쓸 소를 몰고 가다가 뿔이 약간 비뚤어져 있어 그것을 펴려고 끈으로 동여매었더니 소가 죽었다. 조그만 결점을 고치려다 큰 손해를 입은 것이다.
현 정부는 지난 정부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데 열심이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라고 할까.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혹시나 ‘교각살우’의 우(愚)를 범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에 하는 말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큰 화제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檢搜完剝)’이다. 이른바 검찰의 무력화를 조장하는 민주당의 주장과 국민을 범죄에서 지켜야 한다는 검찰 측의 주장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마치 전쟁터에서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의 상황과 흡사하다. 실제로 피를 흘리는 실전의 전투는 아니지만 민심이 분열되고 사회가 불안한 것은 틀림이 없다. 자칫하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우(愚)를 범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음은 어목혼주(魚目混珠)이다. 이는 ‘물고기 눈(가짜)이 구슬(진짜)과 섞이다’라는 뜻이다. 즉 ‘백골(白骨)은 상아와 비슷하고, 물고기 눈알은 구슬과 흡사하다’는 말로 중국 서한(西漢) 때 한영(韓嬰)이 지은 시경 해설서인 「한시외전(韓詩外傳)」에 있는 말이다. 최근 매스컴을 통해 본 우리나라 정치 사회의 실상은 온통 ‘진흙 밭의 개싸움’인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연속이다. 나라를 책임지고 잘 운영하라고 국민들이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목숨을 건 진검승부(眞劍勝負)가 매일 연출되고 있다. 국민 보호를 위한 법(法)은 함부로 재단되고 변질되어 진위를 구분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진짜와 가짜는 반드시 가려지고 가짜는 결국 망하게 되는 법이다.
일찍이 중국 한(漢)나라 작은 고을에 마음씨 착한 만의(滿意)라는 상인이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영롱한 빛을 품은 커다란 진주를 사서 자손들에게 가보(家寶)로 물려주려고 붉은 보자기에 싸서 장롱 깊숙이 감추어 두었다. 그런데 이웃집에 수량(壽量)이라는 게으른 가난뱅이가 살았다. 그는 허영심이 많아 부자 행세를 하면서 만의의 부(富)를 비난하기도 했다. 하루는 시장 바닥에 굴러다니는 물고기 눈알 하나를 발견하여 주머니에 넣고 진짜 진주 다루듯이 애지중지하였다. 그런 가운데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이 병이 들어, 의원이 진주를 갈아 먹으면 나을 수 있다고 하자 만의가 진주를 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수량도 보관 중인 물고기 눈알을 가지고 달려갔다. 마을 사람들이 모인 앞에서 보자기를 풀자 만의의 하얀 진주는 광채를 뿜었으나, 수량의 진주는 광채가 없는 썩은 물고기 눈알이었다. 그 후 수량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망신과 조롱을 받았다. 이처럼 ‘물고기 눈알과 진주가 서로 섞이다’는 뜻으로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를 비유한 말로 어목혼주(魚目混珠)가 쓰이고 있다.
진짜와 가짜의 혼동은 과학과 문화가 발달할수록 격심해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식별하기가 어렵다. 어쩌다 보면 가짜가 진짜보다 더 좋아 보일 때가 있다. 이런 것을 두고 사이비(似而非)라고 한다. 닮았지만 아니다, 즉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도 근본적으로 아주 다르다(似是而非)’의 준말이다. 최근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어 놓는 시대에, 일부 양심을 버린 정치권력자들이 ‘국민을 위한’이라는 달콤한 수사로 대중을 현혹시켜 권력과 재물(權財)을 취하고 양심을 저버리며 어목(魚目)을 진주(珍珠)로 호도하는 한심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조선 중기 장유(張維)는 그의 문집 「계곡집(鷄谷集)」에서 ‘잠시 겉모습만 보고서 속마음을 믿기 때문에 간사한 사람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어도 뉘우쳐 바꾸게 할 수 없다(視其外而信其中 故有奸人亂國而不可悔者也)’라고 하였다.
오늘은 현재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는 검수완박의 기 싸움이나, 가짜와 진짜를 호도(糊塗)하는 정치가와 언론의 행태를 비유한 고사성어를 알아보았다. 차제에 우리 국민들은 ‘욕망보다 무서운 것은 없고, 인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莫畏於慾 莫善於忍)’는 경구를 되새겨 보며, 선량한 국민을 괴롭히는 지도자들의 그릇된 양심이 정의로움으로 변하여 진짜가 바로 서는 세상을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