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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인구 분산의 투 트랙 전략, ‘지방 내륙 거점 모델’ 합천이 해답이다 – 이종학 국민의힘 부대변인

재정 위기를 청년 중심의 ‘공공서비스 프로슈머 경제’로 돌파하라

[편집자 주]
저자는 최근 강원도민일보와 지방자치TV를 통해 수도권 과밀 해소의 전초기지로서 ‘춘천형 모델’을 제시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춘천형 모델이 수도권 인구의 외연적 분산을 목표로 하는 ‘완충형’이라면, 이번 기고에서는 영남권 거대 도시를 배후에 둔 ‘지방 내륙 거점형 모델’로서의 합천에 집중한다. 본지는 합천의 재정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타개할 청년 중심의 새로운 경제 생태계 구축 방안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인구절벽의 잔혹함, 그 끝에서 만나는 ‘합천의 기회’
인구절벽과 AI가 주도하는 ‘노동의 종말’은 이제 이론이 아닌 현실의 공포다. 과거의 위기가 완만한 하강이었다면, 지금은 산업 구조의 급격한 재편으로 인해 단 1초의 여유도 허용하지 않는 속도의 위기다.
필자는 이 위기를 극복할 핵심 열쇠로 ‘인구 분산의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제시한다. 이는 지리적 특성에 따라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첫째는 수도권의 인프라와 인구를 인접 지역으로 흐르게 하는 ‘춘천형 수도권 완충 모델’이다.
둘째는 영남권의 거대 도시(대구·부산·창원)를 배후에 두고 독자적인 라이프스타일과 특화 산업을 공급하는 ‘합천형 지방 내륙 거점 모델’이다. 춘천이 수도권 일극 체제의 압력을 분산한다면, 합천은 지방 대도시권의 자생력을 높이고 새로운 정주 표준을 만드는 핵심 고리가 되어야 한다.

2026년 합천 재정의 엄중한 경고: 관성을 끊는 결단이 필요하다
합천군의 예산은 2026년 8,600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경제지만 실상은 위태롭다. 예산 효율성 지수는 2020년 2.46에서 2026년 1.84까지 추락할 것으로 보이며, 자체 수입으로는 공무원 인건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93%의 외부 의존적 재정 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2040년 고령화율 61.7%라는 예견된 재난은 기존의 관성적인 소비형 예산 집행으로는 결코 막을 수 없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합천형 모델은 정부의 ‘5극 3특’ 전략과 궤를 같이하며 상생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대도시의 자본이 합천의 환경으로 순환하고, 합천은 대도시의 인프라를 보완하는 구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

공공서비스의 대전환: ‘비용’을 ‘청년의 기회’로 바꾸는 전략
이제 합천은 단순히 예산을 나눠주는 ‘소비형 복지’와 결별해야 한다. 그 대안이 바로 ‘합천형 공공서비스 청년 일자리 모델’이다. 현재 단순 노무나 단기 일자리로 소모되는 노인 복지, 환경 정비 등의 공공서비스를 청년들이 주도하는 전문적인 ‘직업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독거노인 돌봄을 청년의 IT 기술과 결합한 ‘스마트 케어’로 격상시키고, 지역 문화재 관리를 청년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공서비스의 주체를 청년으로 바꿀 때 서비스의 질은 높아지고, 청년들에게는 지역에 머물며 전문성을 발휘할 심리적·경제적 마지노선이 구축된다.

프로슈머(Prosumer) 선순환 경제: 돈이 도는 합천을 위하여
이 모델의 진정한 혁신은 청년을 지역 경제의 ‘프로슈머(Producer+Consumer)’로 세우는 데 있다. 합천형 일자리 모델을 통해 고용된 청년들은 공공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자’가 되고, 그들이 수령한 급여는 지역 화폐를 통해 합천 내에서 소비되는 ‘소비자’가 된다.
공공 예산이 외부 업체로 유출되는 구조를 타파하고 가치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로컬 루프(Local Loop)’가 안착될 때, 합천은 자생적 경제 생태계를 갖춘 내륙 거점으로 거듭난다. 이것이 바로 독일의 이원화 교육 제도(Dual System)를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학교의 이론과 현장의 실습을 결합한 합천만의 생존 전략이다.

AI 오퍼레이터와 뇌룡정 정신: 기술을 도구 삼아 미래를 설계하라
AI가 기초 실무를 대체하는 시대, 모든 청년은 AI를 도구 삼아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 설계자(AI 오퍼레이터)’가 되어야 한다. 합천 뇌룡정(雷龍亭)에서 강조된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敬義) 철학, 즉 ‘아는 것을 즉시 실천하는’ 정신은 기술 과잉 시대에 인간다운 가치를 지키는 핵심 동력이다.
17개 읍·면의 유휴 공간을 ‘공공서비스 정거장’으로 만들고, 이곳을 운영할 청년들에게 실전형 AI 활용 능력을 전수해야 한다. 기술(AI)과 철학(실천 유학)이 결합된 이 혁신 거점은 대도시의 소비력 있는 인구를 유입시켜 합천을 영남권 라이프스타일의 메카로 만들 것이다.
결언: 합천, 대한민국 지방 행정의 ‘국가적 표준’이 되어라
사회 구조를 재편하고 인간이 기술에 적응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 세대의 소명이다. 춘천형 모델이 수도권의 과부하를 막는 방어막이라면, 합천형 모델은 지방 대도시를 살리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공격적인 혁신 모델이다.
AI 시대, 인간다운 삶의 해답은 이미 합천이 보유한 역사적 잠재력 속에 있다. 2030년 재정 자율성이 상실되기 전, 지금이 바로 남명 선생의 기개로 대한민국 지방 소멸 대응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할 골든타임이다. 합천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