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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재망작 (恃才妄作)과 확증편향(確證偏向) – 권해조 한국국방외교협회 고문: 복야공파 36세

오늘은 ​시재망작 (恃才妄作)과 확증편향(確證偏向)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시재망작 (恃才妄作)이다.​ 이는 ‘재주를 믿고서 아무렇게나 행동한다’는 뜻이다.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에 분성괄(盆成括) 이란 사람이 제나라 관직에 임명되자 맹자가 그 소식을 듣고서 “죽겠구나! 분성괄이여” 라고 했다. 그 얼마 뒤 과연 분성괄이 살해되었다. 맹자의 제자들이 예언이 들어맞은 것을 신통하게 생각하여 맹자에게, “선생님께서는 분성괄이 살해되리라는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라고 질문하였다.
맹자가 대답하기를 “내가 무슨 예언하는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됨을 보면 재주는 조금 있지만, 君子의 큰 도리를 듣지는 못했지. 그렇게 처신하면 충분히 그 자신을 죽일 수 있지” 라고 했다. 군자의 도리라는 것은 우리 생활과 관계없는 저 높은 곳에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거저 사람으로서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일 뿐이다. 부모를 잘 섬기고, 어른을 공경하고, 친구와 신의를 지키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히 하고, 사물을 사랑하고, 국가사회를 생각하고,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검소하고, 겸손하고, 근면한 일 등등이 바로 군자의 도리다.
그러나 자기가 조금 재주 있는 것을 믿고서 교만을 떨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어디 사람 모인 장소에 가면 자기 얼굴이나 이름내기 위해서 설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군자의 도리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이야 남을 속이려 해도 자기의 머리가 모자라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그 피해도 크지 않지만, 좀 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남을 속이려고 마음먹고 교묘하게 지혜를 짜내면 많은 사람들을 속일 수 있고, 그 피해는 매우 심각하게 된다. 마치 사나운 호랑이에게 날개까지 달린 격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재주는 필요한 것이다. 인류문명이 발전하는 것도 다 개인의 재주에서 출발한다. 재주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재주는 무시하고 도덕만 강조해도 이 세상은 움직여질 수 없다. 그러나 재주는 도덕이 뒷받침이 되어야만 정상적으로 쓰일 수가 있는 것이다. 도덕이 뒷받침 되면, 재주를 믿고 함부로 날뛸 수가 없는 것이다. 재주만 있고 도리를 모르는 사람은 분성괄처럼 자기 몸도 보전할 수 없는데, 이런 사람이 나라 정치를 맡으면 머지않아 그런 나라는 망하게 되어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정계나 학계에는 재주를 믿고 멋대로 설쳐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인격을 갖춘 사람이 정계 학계뿐만 아니라 사회각계 각층에서 점점 발언권을 잃어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가 도덕적 수준이 날로 저하되어 간다는 증거이다.
다음은 확증편향(確證偏向)이다. 이는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이 있다. 이를 확증편향(確證偏向:Confirmation bias)이라는 심리학 용어(心理學用語)이다.
사람들은 자신(自身)의 가치관(價値觀), 신념(信念), 판단(判斷) 따위와 부합(符合)되는 정보(情報)에만 주목(注目)하고 그 외 정보는 무시(無視)하는 사고방식(思考方式)이다. 예를 들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루 석잔의 커피가 장수(長壽)에 도움이 된다는 기사(記事)를 믿지만, 커피에 있는 카페인(caffeine)이 교감신경(交感神經)에 미치는 부작용에 관한 기사는 무시하려고 한다.
정치(政治)하는 사람들을 보면 A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A당에 우호적(友好的)인 기사를 찾아서 읽고 그 내용에 동의(同意) 하지만, A당에 반대하는 기사나 주장들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것을 확인해주는 정보(情報)만 찾고 자신이 좋아하는 이론(理論)이나 설명을 강화(强化) 시켜주는 사실만을 받아들인다. 이런 확증편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들의 잘못을 고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신들이 믿고 있는게 진리(眞理)라고 생각한다.
확증편향은 마케팅(marketing) 분야 에서는 유용한 분석도구(分析道具)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지난날 한번쯤 들어본 것에 마음이 끌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의 대표적 사례가 광고(廣告)나 브랜드(brand)다. 기업들이 항상 잘 팔리는 제품도 지속적으로 광고를 계속하는 것을 쉽게 보게 된다. 예컨대 코카콜라를 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탄산음료인데도 끊임없이 새롭고 흥미로운 광고를 만들어 내는데 그것은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익히 잘 알고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맛이 뛰어나서 코카콜라를 선택하는 것보다는 눈과 귀에 익숙하기때문에 그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한번 각인(刻印) 되면 사람들은 다른 좋은 선택지가 보여도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사상은 쉽게 바꾸기가 어렵고 잘못된 것 까지도 고치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입견(先入見) 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의 마음속에는 선입관(先入觀)이나 확증편향(確證偏向)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유한(有恨)한 인간의 부족함을 기억하고 유념해야 한다. 내가 보는 것, 내가 아는 것, 내가 듣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가 아나라는 것이다. 내가 보고 아는 것은 태평양 바다의 물 한 방울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것과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못 보는 세계가 훨씬, 무한(無限)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謙遜)한 마음으로 우리의 무지(無知)나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보이는 것이 모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유념해야 한다.
오늘은 우리 독자들도 자기 재주만 믿고 만용을 부리는 시재망작(恃才妄作)이나, 확증편향(確證偏向)의 선입관에 벗어나 도덕심과 겸손, 보이지 않는 것도 바라보며 살아가는 현명(賢明)하고 지혜(智慧)로운 삶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