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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특집 대담 | 이종학 부회장 (사단법인 인구및지방소멸대응협회)

“팔만대장경의 지혜, AI를 품고 합천의 미래를 깨우다!”

행정통합의 신기루를 넘어 해동제일 합천이 제안하는 지방 소멸 해법

창간 30주년을 맞은 합천신문이 마주한 합천의 현실은 엄중하다. 인구 절벽과 재정 위기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전국 지자체가 ‘행정통합’이라는 익숙한 처방전에 매달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종학 (사)인구및지방소멸대응협회 부회장을 만나, 합천의 자존심을 지키며 재도약할 담대한 설계도를 들어보았다. _대담: 박황규 발행인

행정통합의 신기루와 합천의 정체성

“지혜의 성지 합천, 거대 도시에 흡수되는 대신 스스로를 경영하라”
이종학 부회장은 현재 급물살을 타는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준비 없는 통합은 자칫 합천의 고유 가치를 희석하고 외곽 지역의 목소리를 지우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Q1.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 가야산 자락인 합천군 야로면에서 나고 자란 ‘합천 사람’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며 정책과 입법 현장을 경험한 몇 안 되는 고향 출신이기도 하다. 현재는 ‘사단법인 인구및지방소멸대응협회’의 부회장을 맡아, 소멸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지방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AI 기술과 지역(Local)의 고유성을 결합한 혁신 모델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전국의 지자체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정책 멘토이자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다.

Q2.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합천이 이 흐름 속에서 정체성을 지킬 수 있겠는가?
: 합천은 팔만대장경을 통해 인류의 지혜를 지켜낸 성지다. 지금의 행정통합 논의는 단순히 덩치를 키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시도이지만, 자칫 합천의 고유 가치를 희석할 위험이 크다. 현재 권력 구조는 단체장의 행정력이 강한 반면, 이를 견제할 의회나 시민사회의 역량은 상대적으로 정체된 비대칭 상태다. 이런 구조에서 준비 없는 통합은 외곽 지역의 목소리를 지우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Q3. 지방자치 부활 35년이지만 재정분권이나 개헌 없이는 지방자치가 절망적이라는 지적은 어떻게 보는가?
: 자치권과 재정권이 분리된 상태에서는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합천은 광역 통합 시 중심 도시의 정책 우선순위에 밀려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조건적인 광역화보다는 각 지자체가 독립적인 생존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재정 권한을 부여하는 자치분권 개헌이 시급하다.

Q4. 합천이 지향해야 할 자치분권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 중앙정부나 광역단체에 종속된 ‘하향식 행정’에서 탈피해야 한다. 단순히 구역을 합치는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합천만이 가진 특수성을 극대화하는 ‘강소도시’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주민들이 직접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디지털 아고라’ 같은 민주적 토양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대장경의 지혜를 잇는 이 시대의 자치다.

2. 재정의 역설: ‘식물 지자체’의 위기를 경계하라


합천군의 예산은 8,600억 원대로 급증했지만, 내실은 비어가는 ‘재정적 마비’ 상태라는 것이 이 부회장의 진단이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6.8%에 불과한 상황에서 외부 지원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한 구조를 꼬집었다.

Q1. 합천군 예산 규모가 8,600억 원대로 급증했음에도 위기인 이유는 무엇인가?
: 예산은 34% 늘었지만 경제 성장은 8%에 그쳤다. 투입 대비 성과인 예산 효율성 지수가 1.84로 역대 최악이다.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은 비어가는 ‘재정적 마비’ 상태다.

Q2. 재정자립도 6.8%가 주는 실질적인 위협은 무엇인가?
: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의 66%만 충당한다. 중앙정부가 교부세를 조금만 줄여도 농민 보조금 등 자체 사업은 즉각 중단될 위기에 처한다. 외부 지원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한 ‘식물 지자체’로의 전락을 경계해야 한다.

Q3. 2040년 재정 파산 시나리오는 실제 가능한가?
: 생산인구는 35% 급감하고 노인복지비는 3배로 폭등한다. 100명이 163명을 부양해야 하는 구조이다. 현재의 ‘나눠주기식 복지’를 방치하면 2040년 재정 파탄은 통계적으로 예견된 사실이다.

3. AI 시대, 합천이 쥔 ‘에너지 주권’이라는 카드


이 부회장이 제시하는 가장 혁신적인 역발상은 ‘에너지’에 있다. 과거 대장경이 지식을 기록해 전했듯, AI는 그 지식을 풀어주는 도구이며 그 핵심 동력인 전기를 합천이 쥐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Q1. AI 시대에 합천의 에너지 주권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AI는 엄청난 전기를 소모한다. 과거 대장경이 지식을 기록해 전했듯, AI는 그 지식을 풀어주는 도구다. 합천은 합천댐과 양수발전소를 보유한 에너지 생산지다. 전기를 가진 곳이 권력을 갖는 시대, 합천은 데이터 센터를 부르는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다.

Q2. 에너지 주권이 군민 삶에 주는 혜택은 무엇인가?
: 분산에너지법을 통해 타 지역보다 저렴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농가 운영비를 낮추고 에너지 수익을 주민 참여 소득으로 배당해, 에너지가 주민의 기초 연금이 되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Q3. 기술 발전이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지 않겠는가?
: 오히려 기회다. 고속 통신과 AI는 거리의 제약을 없앤다. 공기 좋은 합천에 살며 전 세계와 업무를 보는 ‘로컬택트’ 환경이 조성되면, 합천은 도시보다 훨씬 매력적인 주거·업무 공간이 된다.

4. 일자리와 교육: 청년을 ‘마을 경영자’로


마지막으로 그는 기술 발전이 오히려 지방 소멸을 막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고속 통신과 AI가 거리의 제약을 없애면서, 합천은 도시보다 매력적인 주거·업무 공간인 ‘로컬택트’ 환경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비전이다.

Q1. 청년들이 합천에 남게 할 결정적 한 방은 무엇인가?
: 17개 읍·면에 ‘루프스테이션’을 구축해야 한다. 유휴 공간을 활용한 이곳에서 교육받은 청년들이 상주하며 AI로 어르신 건강을 돌보고 지역 자원을 마케팅하게 된다. 청년을 단순 노동자가 아닌 ‘마을 경영자’로 키우는 것이다. 내 고향의 미래를 직접 설계하고 경영한다는 자부심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Q2. 읍·면별 ‘루프스테이션’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가?
: 유휴 공간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정거장’이다. 교육받은 청년들이 상주하며 AI로 어르신 건강을 돌보고 지역 자원을 마케팅한다. 청년을 단순 노동자가 아닌 ‘마을 경영자’로 키우는 플랫폼이다.

5. 남명의 정신으로 여는 ‘미래 인본주의 성지’

Q1. 군민들께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는 무엇인가?
: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 합천의 에너지와 자원, 그리고 청년의 열정을 결합해 대한민국 지방 소멸 대응의 국가적 표준 모델을 만들자. 기술이 인간을 돌보고 사람이 존중받는 ‘미래 인본주의 성지’로 합천이 거듭날 것이다.
합천에 필요한 리더십은 단순 집행자가 아닌 ‘전략적 경영자(CEO)’의 자세다. 기술을 도구 삼아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 남명 선생의 ‘경의’ 정신처럼 아는 것을 실천하는 기개가 필요하다.

[대담을 마치며] 이 부회장과의 대담은 고향을 떠나 여러 직책을 거치며 쌓아온 그의 풍부한 경험과 통찰을 통해 합천의 현주소를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구 감소 등 성장 동력의 쇠퇴로 인해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합천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과감하고 긍정적인 자세가 돋보였다. 이번 대담이 합천의 미래를 고민하고 새롭게 설계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맥락 읽기: 핵심어
행정통합: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를 하나로 합쳐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시도.
재정자립도: 지방자치단체의 전체 재원 중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지자체의 경제적 자립 수준을 나타냄.
로컬 루프(Local Loop): 지역 내에서 생산, 소비, 투자가 선순환하며 부가가치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경제 내에 머물게 하는 순환 경제 모델.
분산에너지법: 에너지를 사용하는 지역 인근에서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스템을 활성화하기 위한 법안으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근거가 됨.
루프스테이션: 지역 내 유휴 공간을 청년 활동과 공공서비스 제공의 거점으로 활용하여 마을 경영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플랫폼.

이종학 부회장 소개
합천군 야로면 출신이다. 가야산 아래에서 나고 자라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는 직업을 가졌던 고향 사람이다. 현재는 (사)인구및지방소멸대응협회에서 활동하며 대한민국 지방 행정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는 정책 전문가다. 정책 개발과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 기고 활동과 함께 AI 기술과 로컬의 결합을 통한 혁신 모델을 제안하며 전국 지자체의 정책 멘토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