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 흐른다(65) 달맞이 꽃 – 허숙자
낮에는 서러움
풀숲에 감추고
땅거미 질 무렵
떨리는 가슴 누르며
거울 앞에 선다
눈길만 스쳐도
온통
그대 색깔로
물들어 버리는
작은 꽃
밤새
바라만 본다
시들어도 그냥 좋은
아
나는 슬픈 달맞이꽃.
손국복 시인의 시평|
시의 소재로 자주 인용되는 꽃으로 달맞이꽃을 들 수 있다. 기다림과 소망의 꽃말처럼 달맞이꽃은 어두운 밤에 홀로 피어 묵묵히 밤을 지키는 일편단심의 사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인은 자신의 현 모습을 달맞이꽃에 투영하면서 떨리는 가슴을 쓰다듬고 눈길만 스쳐도 온통 그대 색깔로 물들어 버리는 짙은 사랑의 마음을 수줍게 내보이고 있다. 막걸리 한 잔을 마시면 볼그레하게 물들어 우리를 토닥이고 안아주던 그 부드럽고 따뜻한 심성이 지금도 그립다.
합천 대양 출신의 허숙자 작가는 합천문학회 창립 회원이면서 초창기 수필 문학에 몰두하며 많은 글을 남겼고 합천문학회 회원들의 대모 역할을 톡톡히 하였는데 <그랑또>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회원들에게 늘 편안한 모임 장소를 제공하기도 한 합천문학의 산 증인이다. 십 수 년 전, 생계를 위하여 통영으로 이주하여 지금도 통영에서 살고 있지만 그 미려한 창작 작품을 자주 볼 기회가 없어 참으로 아쉽기 그지없다.